이란 핵협상 타결에 정유업계 "국제유가, 일시적 하락 불가피"
"공급과잉 심화…산유국, 원유 판매단가 인하 경쟁, 원가절감 효과 기대 "
2015-07-14 18:42:01 2015-07-14 18:42:01
미국 등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핵협상을 최종 타결하면서 국제유가와 국내 정유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최종 타결이 이미 예견된 일인 만큼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유가급락 사태는 재현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4일 국내 정유업계는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13년 만에 핵협상을 최종 타결한 것과 관련해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이달 초 이란 핵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 도입원유의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달 말 배럴당 59~60달러 초반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핵협상 타결이 임박한 지난 8일 배럴당 54.98달러로 밀려났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지난 13일 배럴당 57.73달러에 마감했다.
 
핵협상 타결 직전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무엇보다 공급과잉에 대한 심리적 요인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과 관련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 물량이 7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 하루 평균 1056만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기록,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촉매제가 됐다.
 
국내 정유사들은 핵협상 타결 직후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급락 사태로 번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는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나 점차 회복할 것"이라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 확대는 이미 예상했던 터라 현재 시장의 거래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불확실성 제거에 따른 반등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원유 수급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국내 정유 업계는 이란의 원유 수출 확대가 평균 판매단가(OSP·Official Selling Price) 인하를 유도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우디가 최근 8월 인도분 원유 OSP를 낮춘 것도 이란의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한 견제구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도입 원유량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수입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조치 이후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미국 셰브론이 지분의 50%를 보유한 탓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가 최근 OSP를 인하한 것은 이란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면서 "산유국 간 OSP 인하경쟁에 불이 붙을 경우 원유 도입 과정에서 원가절감 효과도 예상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수출물량 확대가 정제마진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복합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에서 수입원유의 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정제마진은 올 상반기 강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달 말부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미국과 인도 지역 지역에서 정제처리량을 늘린 탓이다. 관련 업계는 저유가 지속에 따른 수요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최근 그리스 사태와 중국의 주가 폭락 등 세계 경제에 악재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란 핵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은 제거됐지만 공급과잉은 오히려 심화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이란의 동향과 산유국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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