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의 충남 대산공장 전경. 사진/한화토탈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나프타분해설비(NCC) 정기보수 기간을 활용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신·증설 대신 공장 효율 개선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생산원가를 낮춰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국내 NCC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7월 현재 864만톤으로 지난 3월(851만톤) 대비 13만톤 증가했다. LG화학과 한화토탈이 지난 3월과 4월에 각각 한 달 간 정기보수를 실시한 뒤 생산능력이 소폭 늘었다.
LG화학은 충남 대산에 위치한 100만톤 규모의 NCC를 정비하며 효율 개선 작업을 병행했다. 정기보수 이후 생산능력을 4만톤 추가해 현재 104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여수(116만톤)을 합쳐 총 220만톤의 생산능력을 기록하며, 국내 생산능력 2위인 롯데케미칼(211만톤)과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됐다. 한화토탈 역시 정기보수 이후 생산능력을 9만톤 늘려 현재 109만톤 규모다.
주목할 점은 두 회사 모두 리뱀핑(Revamping·공정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키웠다는 점이다. 석유화학 기업은 통상 3~4년에 한번 NCC 정기보수를 실시한다. 이 기간 동안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NCC 파이프라인에 낀 이물질을 제거한다. 석유화학 제품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정비해주는 작업이다. 또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한편 안전점검도 병행한다.
리뱀핑은 공장 정기보수 과정에서 공정흐름을 개선하거나 설비와 펌프 등을 일부 교체, 설비 효율을 제고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올 상반기에만 에틸렌 생산능력이 10만톤 이상 늘어난 것은 국내 업체들의 정기보수가 집중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증설을 하려면 열분해로를 따로 설치해야 해 투자비 부담이 크다"면서 "리뱀핑은 설비 교체에 드는 비용이 낮은 반면 생산 효율 개선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정기보수 기간을 활용, 생산량을 일부 늘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종합화학도 지난 1996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리뱀핑을 진행해 현재 86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리뱀핑이 업계에서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신·증설을 하지 않고도, 생산량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향후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시간과 비용 등 경제성 측면에서 리스크가 낮은 리뱀핑이 선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석유화학 원료와 제품의 자급률을 높고 있는 데다가 중동에서 싼 가격으로 에틸렌을 중국에 공급하는 등 수급환경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에 대응하기 위해 각 기업마다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설비 효율을 극대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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