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시장에 '순한 소주' 광풍이 거세다. 기존 제품보다 도수가 낮고, 과일즙을 넣어 쓴 맛을 줄인 이들 제품은 품귀현상까지 일으키며 인기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반면 맥주시장은 '진한 맥주'가 인기다. '더 진하고, 더 풍부한'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가 수입맥주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 역시 이같은 취향을 반영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자몽에이슬'은 출시 하루만에 115만병이 판매됐다. 또 출시 이후 첫 주말이 지난 현재 대부분의 업소에서 출시 물량을 모두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 소주 열풍은 롯데주류가 지난 3월 유자맛 저도수 소주 '순하리 처음처럼'을 출시하며 시작됐다. 지난 3월20일 출시된 이 제품은 5월 말 기준 2200만병 판매를 넘어섰다.
무학이 지난달 11일 출시한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역시 1주일 만에 200만병이 팔린 데 이어 한달만인 지난 12일 기준으로 1000만병 판매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대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직 고객들이 원하는 만큼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라며 "당분간 과즙 소주를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주시장에서는 '순하고 잘 넘어가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맥주시장의 상황은 정반대다. '진하고 깊은 맛'을 찾는 소비자들에 의해 수입맥주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 역시 이에 발맞춘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A대형마트에 따르면 전체 맥주 매출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2.8%에서 올해 1~5월 40.2%를 기록, 8%p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파울라너', '호가든', '기네스' 등이 상위권을 휩쓸며 진한 맥주에 대한 고객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주류가 지난해 올몰트 맥주 '클라우드'로 인기몰이를 한데 이어 최근 오비맥주도 독일 전통 양조 방식을 적용한 '프리미어 OB 바이젠'을 새롭게 출시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맥스'를 새롭게 리뉴얼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올몰트 맥주는 3대 원료인 맥아, 홉, 물 외에 다른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맥주를 말한다. 맥아 자체의 씁쓸하고 깊은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순한 소주와 진한 맥주의 인기는 언뜻보면 상반된 고객의 선호로 볼 수 있지만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차별화된 맛'이라는 부분은 일맥상통한다"며 "새로운 맛을 요구하는 고객의 요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 기존 제품 외에 새로운 상품을 계속 출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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