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회견에 불붙은 여야

여 “국민 혼란 빠뜨려” 야 “정부가 진작 했어야 할 일”

여야는 5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지역 의사가 시민 1500여명과 접촉했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날 긴급 기자회견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국민들에게 혼란을 부추겼다고 우려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의 무능을 질타하며 정부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정부와 함께 협력해서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할 위치에 있는 서울시장께서 어제 밤 늦게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을 보이는 것이고, 국민 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지방정부간 사실관계가 다른 혼란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우리당은 사실관계 확인부터 철저히 해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청와대가 박 시장의 전날 밤 기자회견과 보건복지부의 설명, 해당 의사의 인터뷰 내용이 다른 것을 지적하며 불안감과 혼란을 가중시킨 것이 우려된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의사 출신으로 새누리당 메르스 대책위 소속인 신의진, 박인숙 의원은 박 시장을 겨냥해 날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신 의원은 “박 시장은 부정확한 정보로 시민들의 불안을 부추겼다”며 “박 시장이 부실한 정보를 흘려서 정국을 불안하게 만드는 목적이 무엇인지,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온 국민이 패닉 상태인데 박 시장이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은 명백한 월권 행위이자, 후속조치가 현실성이 없으면서 한방 터뜨려서 굉장히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빠뜨리게 하는 것”이라며 “박 시장은 현실성 없는 후속 조치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직위를 이용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박 시장의 이번 회견에 대해 시민을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 박근혜 대통령도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메르스 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박 시장이 서울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직접 나서서 서울시 자체 방역대책을 마련하듯 박 대통령도 직접 나서서 중심을 잡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박 시장이 메르스 관련 대책을 발표한 것을 가지고 불안감을 크게 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청와대야말로 참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쟁거리만 찾는 한심한 청와대”라고 비판했다.

 

당 메르스 대책특위 위원장인 추미애 최고위원은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던 청와대는 불 끄겠다고 팔 걷어붙이고 나선 소방수를 자처한 박 시장을 나무라고 있다. 과연 누가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느냐”며 “정부가 정말 방역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서울시당위원장인 신경민 의원도 “박 시장은 정부가 나서서 진작 했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박원순 시장때리기를 즉각 중단하고 서울시와 진지하게 관련 대응을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박주용 기자 [e-mail]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