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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스마트홈 선점에 '촉각'
2015-06-04 16:34:05 2015-06-04 16:34:05
◇IFA 2014에서 공개된 삼성 스마트홈. 사진/뉴시스
 
#회사원 김정란(33·가명)씨의 퇴근길. 집에 도착하기 10분 전 김씨의 스마트폰 위치를 인식한 스마트홈 시스템이 거실조명과 에어컨을 미리 켜둔다. 집에 도착해 김씨가 '목욕'이라고 말하자, 목욕물이 채워진다. 씻은 후 소파에 앉아 TV를 켜고, 낮에 스마트폰으로 하던 게임을 TV를 통해 이어서 한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중심으로 가전기기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스마트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구글이 최근 스마트홈 OS인 브릴로를 선보였으며, 애플 또한 이달 세계개발자회를 앞두고 애플의 스마트홈 OS인 홈킷의 호환기기를 공개했다. 삼성전자(005930)도 스마트싱스와 아틱을 통해 스마트홈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부문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스마트홈 시장은 연평균 19%의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아이템으로 스마트홈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은 2019년 1150억달러(약 129조원) 규모로 성장하며 연평균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시장도 2013년 6조8908억원에서 2017년에는 18조2583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 등 IT업계의 선두주자들이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열린 '2015 구글 개발자회의(I/O)'에서 IoT OS인 '브릴로(Brillo)'를 3분기 중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릴로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 안의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OS다. 가전 제조사가 스마트홈 기기에 브릴로를 탑재할 경우 구글의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스마트홈까지 확대할 수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로 스마트폰 생태계를 주도했던 것처럼 브릴로를 통해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스마트홈 사업에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출시될 세탁기, 냉장고, 스마트오븐 등 가전제품에 스마트홈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스마트홈 사업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의 벤처기업 스마트싱스도 인수했다. 또 최근에는 이 시장을 겨냥해 아예 '아틱(ARTIK)'이란 이름의 새 반도체 모듈도 공개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부문의 플랫폼 구축에 힘을 쏟는 것이다.
 
지난 3일 열린 삼성전자 투자자포럼에서 알렉스 호킨슨 스마트싱스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문과 연계해 스마트홈을 잘 사용하고 작동시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갤럭시 시리즈를 중심으로 기기에 스마트홈이 잘 구동될 수 있고 소비자가 쉽게 스마트홈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TV의 경우 집안의 모든 기기를 연결해 집 밖에 있더라도 TV 센서를 사용해 집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은 오는 8일(현지시간)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을 공개한다. 홈킷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TV 등을 이용해 집안의 전등을 켜거나 끄는 등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OS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홈킷을 지원하는 디지털 조명 조절기와 스마트 온도 조절기 등도 함께 공개된다. 아이폰 하나로 집 온도를 조절하거나 불을 켤 수 있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을 위한 구체적인 플랫폼이 공개되면서 하반기부터 스마트홈을 주도하기 위한 애플, 구글, 삼성 간의 경쟁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플랫폼 확장을 위해 이들과 기기 제조사와 통신사와의 합종연횡도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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