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벨기에를 조세피난처로 규정해야 하느냐를 놓고 유럽연합(EU) 회원국 사이에 의견을 달리하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5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재무장관회의(경제ㆍ재무이사회)에서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이 먼저 포문을 열고 이사회 순번의장국 체코의 미로슬라브 칼루섹 재무장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슈타인브뤽 장관은 회의 뒤 기자들에게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한 목록에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벨기에가 투명한 조세 정책에 비협조적 국가로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완벽하지 않고 오류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이 목록은 올바른 것"이라며 "독일 조세 당국이 (조세피난처 국가 때문에) 돈을 잃고 있는 만큼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타인브뤽 장관은 특히 이들 3개국과 역외의 리히텐슈타인, 스위스를 묶어 부르키나파소와 같은 부류의 국가로 취급함으로써 당사국 대표들을 자극했다.
3개 당사국 가운데 하나인 룩셈부르크의 총리 겸 재무장관이자 유로그룹(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는 과거 EU 정상들이 역내 국가를 표적으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목록에 반대했다.
원래 거침없는 언행으로 유명한 슈타인브뤽 장관이 고집스럽게 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사회 의장인 칼루섹 체코 재무장관이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벨기에는 어떤 점에서도 조세 당국에 비협조적이거나 조세피난처 노릇을 하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융커 총리를 비롯해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벨기에 대표들은 끝까지 언짢은 기색을 풀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편, 이날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지난 3월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비(非) 유로존 회원국 구제기금을 250억유로에서 500억유로로 증액하는 안을 공식 채택했다.
이와 함께 역시 3월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했던 대로 요식업 등 일부 노동집약형 서비스 업종에 한해 부가가치세(VAT) 최저세율을 현행 15%에서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안도 정식으로 채택했다.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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