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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닷컴버블 악몽 떨쳐낸 나스닥..15년전과는 다르다
나스닥지수, 사상 최고.."더이상 버블은 없다"
2015-04-24 14:32:38 2015-04-24 14:32:38
나스닥지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000년 전 세계를 공포로 밀어 넣었던 닷컴 버블의 악몽을 뛰어넘은 것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2000년과는 현저히 다르다며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흐름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나스닥지수 15년 만에 최고치 경신..장 중 5066까지 올라 
 
◇나스닥지수 추이(자료=대신증권)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89포인트(0.4%) 오른 5056.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0년 3월10일 찍었던 기존 사상 최고치인 5048.62 기록을 15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특히 장 중 지수는 5066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15년 전 기록했던 장 중 최고치인 5132.52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00년 인터넷이 세상에 가져다 줄 혁명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리 없는 자금이 끊임없이 들어오며 나스닥지수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곧 버블은 꺼지고 이후 31개월만에 78%나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때 나스닥지수의 붕괴를 경험한 이들은 나스닥지수가 다시 신고가를 경신하는 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두번의 실수는 없다 "지금은 닷컴 버블때와 달라도 너무 달라"
 
이미 다수의 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와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해온 바 있다. 
 
특히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 나스닥을 이끌고 있는 대장주들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당시에 나스닥지수를 이끌었던 월드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같은 기업들은 아예 리스트에서 사라졌거나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현재 나스닥지수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IT기업들로는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현재는 다우지수에 편입됐지만 그동안 꾸준히 나스닥지수 상승을 이끌어온 애플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닷컴버블 이후 애플의 주가는  132배 뛰어올랐고 구글은 13배나 급등하면서 나스닥 상승을 이끌어왔다.  
 
또한 현재 나스닥지수 구성 역시 지난 2000년과 현재는 다르다. 2000년 나스닥지수에서 기술주의 비중이 전체 비중에 65%에 달했지만 현재는 43%로 떨어졌다. 
 
지난 1년간 47% 급등한 바이오젠, 52% 급등한 길리어드사이언스 등 탄탄한 생명공학 관련주들이 견고하게 지수 상승을 돕고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기업들의 실적도 그 떄에 비해 훨씬 개선됐다. 현재 나스닥1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에 달하는데 당시에는 주가수익비율을 산정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기업들이 고평가돼 있었다. 
 
짐 러실 발앤게이너 매니저 역시 "과거 나스닥 시장에 투기적인 모습이 있었다면 현재 투자자들은 매우 이성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IT 기업 실적 탄탄·美 증시 상승 여력 충분.."신고가 랠리는 이어진다"
 
나스닥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질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지만 현재로써는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나스닥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기술주와 헬스케어주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IT기업들과 헬스케어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많다는 점 역시 증시 상승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실제로 풍부한 현금 보유로 최근 헬스케어 업종에서는 기업들의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줄리안 엠마뉴엘 UBS의 전략 담당 임원은 "우리는 기술주가 여전히 합리적인 가치를 가진 걸로 평가되기 때문에 기술주와 헬스케어를 선호한다"며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기술주와 헬스케어는 모든 현금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반적으로 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나타내는 점 역시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제 유가가 반등하고 있고 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기 역시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뉴욕 증시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라이언 라슨 RBC글로벌에셋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는 "미 증시는 기업 실적 개선과 연준 금리 인상 연기 등의 요소 등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의를 요하는 목소리도 물론 있다. 특히 미국 주식이 전반적으로 펀더멘탈에 비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지적이다.
 
러스 코에스테리치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너무 고평가됐다"고 우려했다.
 
우성문 기자(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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