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나스닥, 거품 공포 재점화..바이오테크주 경고등
나스닥지수 2.37% 급락.."바이오테크주 닷컴주와 닮아"
2015-03-26 12:33:17 2015-03-26 12:33:17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지난 2000년 뉴욕 증시를 덮쳤던 나스닥 지수의 거품 공포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최근 고공행진 흐름을 보였던 바이오테크주를 중심으로 버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나스닥 버블 우려가 확산되면 뉴욕 증시가 전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바이오테크지수 3.77% 급락..반도체·SNS 등 기술주 줄줄이 하락
 
◇최근 6개월 바이오테크주 흐름(자료=대신증권)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18.21포인트(2.37%) 급락한 4876.52로 거래를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날 다우지수와 S&P500지수까지 함께 끌어내렸고 이날 이 지수들은 각각 1.63%, 1.46% 급락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에서 생명공학주들로 산정되는 바이오테크지수가 3.77% 추락하며 전반적인 하락을 이끌었다.
 
대표적인 바이오테크 종목인 길리어드사이언스가 1.53% 하락했고 바이오젠은 4.66% 급락했다. 셀진과 리제너론도 각각 4.22%, 4.17% 떨어졌다. 
 
이와 같은 바이오테크주의 급락은 나스닥 지수 전반적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기술주들로 번졌다.
 
대표적인 기술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가 3.33% 급락했고 애플과 인텔의 주가가 각각 2.58%, 2.99% 하락했다. 
 
반도체주들 역시 바이오테크주 급락에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52% 급락했고 반도체를 추종하는 반도체 ETF 상품 역시 5.2% 하락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주들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던 페이스북의 주가도 2.77% 추락했다. 
 
이 밖에 태양광을 추종하는 ETF 상품 역시 4.2% 급락했다.
 
◇다시 고개드는 나스닥 '버블론'.."바이오테크 주가 과대평가 돼 있어"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바이오테크주 버블을 지적하면서 나스닥 버블 붕괴에 대한 우려감이 재점화됐다. 
 
현재 바이오테크주들의 상승이 지나치고, 기업의 가치가 과대평가 돼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테크 지수가 2012년 이후 240% 폭등했는데  이는 IT주를 묶은 나스닥100기술지수가 82% 오른 것과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또한 지난 6개월동안 바이오테크 지수는  27.4% 급등했다. 이는 IT주를 묶은 나스닥100지수가 지난 6개월동안 7.3% 오른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구체적인 종목들을 살펴보면 우려감은 더 커진다. 지난 한 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주가는 40% 올라 1억52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암젠 역시 40% 오른 1억27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47% 급등한 1억8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셀젠은 무려 75% 급등한 990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잭 앨빈 BMO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바이오테크주들은 예전의 닷컴주들을 연상시킨다"며 "너무 비싸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인 비리니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나스닥시장에서 바이오테크 기업의 비중은 13%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나스닥지수 상승에 기여한 비중은  27%를 담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WSJ은 이와 같은 바이오테크주들 상승세에 대해 기업들의 매출 증가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제품 승인 증가 등 합리적인 이유도 있지만, 이 외에도 향후 신약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고 이것이 버블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신약 개발에 실패하거나 자금이 고갈될 경우에는 IT 버블과 같은 주가 추락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WSJ은 바이오테크주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는 마치 '도박'과도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울러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과대평가 된 것 역시 지적됐다. 지난해 바이오테크 기업의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50배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나스닥 종목 PER 27.5배의 두 배 수준이다. 
 
대런 폴락 체비오트 밸류 매니지먼트 포트폴리 매니저는 "바이오테크 주식은 이미 버블 영역에 들어갔다"며 "투자자들이 바이오테크주에 너무 높게 베팅하고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버블 논란 확산 가능성..뉴욕 증시 조정 오나
 
바이오테크발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이것이 기술주 거품으로 확산된다면 뉴욕 증시가 전반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시되고 있다. 
 
CNBC는 "바이오테크주 하락은 뉴욕 증시 조정의 전조일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 역시 전반적인 기술주들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실제로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달러 강세 영향으로 1분기 S&P500기업들의 순익이 3.1%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순익이 감소하는 것은 6년만에 처음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달러 강세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의 영향을 S&P500뿐 아니라 나스닥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의구심 역시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이날 발표된 2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충격을 줬다.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건은 1분기 GDP 전망치를 2%에서 1.5%로 낮췄고 매크로이코노믹스 어드바이저는 1.5%에서 1.2%로 하향 조정했다.
 
이 뿐 아니라 모건스탠리 역시 1.2%에서 0.9%로, 바클레이즈는 1.3%에서 1.2%로 GDP 전망치를 각각 하향 조정했다.
 
따라서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경제 회복과 나스닥 붕괴가 합쳐서 뉴욕 증시에 조정이 올 것이라는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바이오테크 거품론은 지나치고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때 상황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난 2000년에는 딱히 새로운 신제품 발표가 없었던 기업들도 기대감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는 기업들은 사용 승인이 머지 않은 신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약업계에 불고 있는 M&A 열풍과 암치료제 등 혁신적인 신약 개발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전망 역시 바이오주의 지속적인 상승을 뒷받침 한다. 
 
나단 피셸 다프나캐피탈매니지먼트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바이오테크주에 대해 고무적일 충분한 이유들이 있고 여전히 더 좋은 소식이 들려올 부분들이 많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버블 우려는 지나치다"라고 지적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