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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글로벌이슈)미적지근한 성장세..美달러·유가 변수
2015-04-21 07:20:38 2015-04-21 07:20:38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세계 경제가 미적지근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고정하고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쳤다. 급격한 유가 상승과 금융권 변동성 확대, 그리스 부채위기와 에볼라 바이러스 등은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와중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은 묵묵히 국채매입을 이어가 유로존을 둘러싼 먹구름을 제거했다. ECB는 달러 강세와 저유가 덕분에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ECB의 전망과는 반대로 유가는 6거래일 내내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했는데, 원유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덕분이다.
 
미국
 
▶IMF "세계 경제 미약한 회복세 이어갈 것"..올해 성장률 3.5%
 
세계 경제가 미약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보고서'를 내고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3.5%로 잡았다. 지난 1월에 제시한 것과 동일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신흥국이 4.3%로 5년 연속 경기 둔화를 이어가고 선진국은 고용부진 여파로 2.4%에 그칠 것으로 예견됐다. 국가별로 보면 브라질, 러시아, 인도는 성장률이 종전보다 떨어졌고 중국은 이전과 같이 6.8%를 유지했다. 미국은 3.1%로 지난번의 3.6%에서 하향 조정됐다. 한국과 일본도 각각 3.3%, 1.0%로 내려앉았다. IMF는 그리스 리스크, 에볼라 바이러스, 저성장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전문가들은 각국이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시장 개혁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저성장 국면을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제유가, 6일 연속 상승..美 원유재고 감소
 
국제 유가가 6거래일 동안 랠리를 펼치고 상승세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2센트(0.6%) 상승한 배럴당 56.71달러를 기록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이날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은 예멘 정정불안 소식이다. 알카에다는 예멘군을 밀어내고 남부 주요 공항과 원유 수출항을 장악했다. 이 여파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날뿐 아니라 유가는 지난 5일간 상승세를 이어왔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늘어나고 원유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에너지정보국(EIA)은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강세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유로·달러 환율은 11% 넘게 내렸다.
 
◇최근 두 달간 국제유가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미국 1분기 어닝시즌 금융기업 '활짝'..전망은 여전히 암울
 
미국 금융그룹들의 실적이 일제히 개선됐다. 지난 14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를 시작으로 호전된 은행 실적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2위 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지난 1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비롯한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가 금융위기의 아픔을 딛고 성장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지난 1분기 주당 순익도 전보다 8.7% 증가했고 씨티그룹은 8년여 만에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 실적이 확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1분기 기업실적을 둘러싼 우려감이 누그러질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팩트셋은 S&P 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지난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4.6% 줄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대선 경선 본격화.."승패는 노동자들 표심에 달려있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통령 경선이 본격화됐다. 현재까지는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층까지 흡수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행한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힐러리는 무려 44%의 지지를 얻었다. 백악관에서도 힐러리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더힐 집계 결과, 하원의원의 30%, 상원의원 중 60%가 힐러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 출신의 론 폴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공식 출마선언을 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아직 출마하지 않았지만, 힐러리의 대항마로 평가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의 승패가 저임금 노동자들의 표심에 달려있다고 본다. 실업률이 5.6%까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빈부 격차가 크고 고용 불안감도 높은 상황이다.
 
◇힐러리 미국 대선 후보가 중소기업 오너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유럽
 
▶그리스, 디폴트 위기 '급증'..바루파키스, 오바마와 담판 예정
 
그리스가 망하게 생겼다. 채무 상환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국고가 텅벼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해야 할 지경이다. 그리스는 5월과 6월 동안 국제통화기금(IMF)에 총 25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당장 다음 달 1일까지 2억유로를 상환해야 하며 5월12일에는 7억5000만달러를 내야 한다. 시한 안에 이 채무를 갚으려면 그리스는 유로그룹이 약속한 구제금융 분할금 72억유로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 재무부가 제출한 경제 개혁안이 채권단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바람에 자금 지급 기일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어쩔 수 없이 IMF에 채무 상환 기일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이제 공은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에게 넘어왔다. 그는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구제금융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ECB, 양적완화 의지 재확인..인권단체 여성 '드라기 독재' 비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정책 의지를 재확인 했다. 드라기는 15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최근 경제 지표로 통화정책 효과를 확인했다"며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 수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로화 유동성 확대로 유로가치가 약세를 띄면 유로존 수출 기업들의 수익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드라기는 "유로존 경제는 양적완화 프로그램과 저유가, 유로약세에 힘입어 균형을 되찾았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 중에 한 여성이 "독재 중단"을 외치며 드라기에게 달려들어 기자회견은 잠시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여성은 여성인권단체인 '페멘'의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드라기가 선출직도 아닌데 마음대로 규율을 부과하려해 비판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여성 시위자가 드라기 기자회견 와중에 단상 위로 뛰어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EU, 반독점 혐의로 구글 '제소'..벌금 최대 60억달러
 
유럽연합(EU)이 인터넷 검색 시장을 독점했다는 혐의로 구글을 제소하고 공식 조사를 착수했다. 구글은 트래픽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동종 업체들에 피해를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구글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구글은 거액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EU가 기업이 거둔 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금은 최대 60억달러(6조511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혐의로 10년 동안 물어 온 21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규모다. 구글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구글은 10주간의 변론 기간을 얻었다. 구글 측은 "소비자들은 선택권을 지니고 있다"며 EU가 제기한 시장 독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최종 판결까지는 1년이 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이번 제소와는 별도로 구글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 비즈니스를 조사할 방침이다.
 
▶노키아, 루슨트 인수해 업계 2위로 '등극'..미국 유동망 확대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의 인수합병(M&A)으로 초대형 통신장비 업체가 탄생했다. 지난 15일 노키아는 알카텔을 156억유로(18조9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알카텔을 흡수한 노키아는 이제 세계 모바일 부품 시장의 35%를 확보한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점유율 40%로 1위 자리를 고수 중인 에릭과 5%포인트 차이다. 내년 상반기쯤이면 흡수합병이 완료될 전망이다. 노키아는 이번 합병으로 저성장 위기감을 털어내고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회사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전자업체 화웨이는 20%를 점유하고 있다. 노키아는 또 미국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알카텔은 미국 최대 전화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의 주 공급처다.
 
 
■아시아
 
▶중국 AIIB 창립국 57개로 확정..민간 기업 참여 유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 회원국이 확정됐다. 15일 인민일보에 따르면 스웨덴과 이스라엘, 아제르바이잔, 아이슬란드, 포르투갈, 폴란드가 창립국 지위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창립국 지위를 얻은 호주와 오스트리아, 방글라데시, 덴마크, 한국 등을 포함하면 총 57개국이 AIIB 초기 멤버로 정해졌다.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에서 34개국, 유럽서 20개국,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에서 각각 1개씩 창립국 대열에 합류했다. 대만은 '중화대만'이란 국호를 내세운 탓에 창립 회원국 지위를 얻지 못했고 미국과 일본, 북한도 신청서를 냈으나 거절당했다는 후문이다. AIIB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총재 선출과 지분율 결정 등 지배구조를 확정하고 연내에 공식 출범할 방침이다. AIIB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민간사업자가 저소득 국가의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게끔 유도할 계획이다.
 
▶중국, 1분기 경제 성장률 털썩..전년比 7.0%
 
중국 경제 성장률이 형편없이 주저앉았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7.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에 기록한 7.3%에 밑도는 것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국내 수요 둔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악재가 맞물려 성장률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경제 지표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3월 수출은 14.6%나 감소했고 1분기 부동산 투자는 8.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생산자 물가도 저조해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4%에 그쳤다. 정부 목표치인 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리커창 중국 총리 등 전문가들은 연내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윤석진 국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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