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옥 벗어난 SK, 회장 지배력 '강화' 규제 리스크는 '여전'
합병 후에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SK증권 향배도 관심
2015-04-20 15:39:12 2015-04-20 15:40:0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SK C&C와 SK(주)의 합병과 관련, 최태원 회장(사진)의 지분 변화와 그에 따른 리스크 해소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는 SK C&C와 SK의 합병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옥상옥 지배구조 해결과 함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노출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SK그룹에 따르면 SK C&C와 SK의 합병으로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의 지분은 30.9%가 될 전망이다. 기존 43.4%에서 12.5%포인트 축소되는 셈이다. 합병 이후 최 회장의 지분율은 23.4%,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율은 7.5%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의 가장 큰 성과로는 최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최태원 회장→ SKC&C→SK㈜→사업자회사'에서 '최 회장→합병회사→사업자회사'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졌다.
 
SK C&C가 보유한 SK 주식 1494만4432주가 합병 이후 주식 1101만817주로 바뀌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자사주로 귀속된다. 반면 SK C&C의 자사주 600만주와 SK의 자사주 1118만4246주는 모두 소각된다.
 
이에 따라 새 SK㈜의 자사주 보유 물량은 전체 지분(7036만335주)의 15.6%인 1101만817주에 달할 전망이다. 자사주에 의결권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결권을 가진 주식 가운데 최태원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보유 비율은 36.6%까지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그룹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은 여타 지주회사 대비 소폭 낮은 편"이라면서 "다만 발행주식수의 3분의 1을 초과하는 지배력을 확보한 것과 동시에 홍하이 등 우호지분(4.1%)을 감안하면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재계 안팎에서는 SK그룹에 리스크가 잔존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 회장이 합병 이후에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행에 들어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대기업 계열사는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사와 거래할 경우 내부거래 매출액이 12% 혹은 200억원 이상이 되면, 부당이익으로 간주하고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SK의 경우 총수 일가의 지분율은 낮아졌지만, 일감 몰아주기법 상으로는 간발의 차로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당초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합병을 통해 대주주 지분율을 30% 이하로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끝내 실현되지 못하면서 합병 이후에도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SK C&C의 내부 거래 비중은 단기간에 규제를 피해가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 61.3%를 기록한 이후 2012년 49.5%, 2013년 41.5%로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기준 대비로는 3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최 회장은 내부거래 비중을 대폭 낮추거나 대주주의 지분율을 축소시키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SK그룹 측은 공정위의 규제를 벗어나는 것보다 그룹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의 지분율이 30.9%인 점에서 보듯 두 회사의 합병은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와는 무관하다"면서 "앞으로 SK C&C의 매출을 외부로 늘리고,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일감몰아주기 문제는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 C&C와 SK의 합병 시기가 '때를 만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의 SK지분은 0.02%에 불과하기 때문에 SK C&C의 지분가치가 올라야 최 회장도 합병 이후 지분율 하락을 막을 수 있다. SK C&C 주가는 지난 2013년 10만원 초반에서 올 들어 20만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다. 이로 인해 SK 대비 낮게 형성된 SK C&C의 주가는 지난해 7월 역전에 성공했다. 20일 오후 2시 현재 주가는 SK가 17만4000원이며 SK C&C는 23만원이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양사의 주가는 이번 합병 결정의 주된 고려 대상이 아니다"면서 "지배구조를 염두에 뒀더라면 SK C&C의 주가가 20만원 후반대 일 때 합병을 발표했을 것"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SK C&C와 SK의 합병 이후 SK증권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 C&C는 SK증권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문제는 지배구조 개편으로 SK증권이 지주사 아래로 편입된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해당 규제는 합병 이후 당장 적용되지 않으며, 2년의 유예기간을 둔다. SK그룹 안팎에서는 SK증권을 매각하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유예기간 중 중간금융지주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매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정리하는 안이 가장 유력하지만, 합병을 마무리 짓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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