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 가수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입성하길 꿈꿀 터. 그런데 이 으리으리한 건물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떨어진 지하의 조그만 작업실에서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컨트리 뮤지션이 있다. 인디신의 실력파 가수 유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인디신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컨트리 뮤지션 유랑. (사진제공=유랑)
◇"자유롭게 음악 하자" 의미 담긴 예명 '유랑'
올해 32세의 유랑은 강원도 강릉 출신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스쿨 밴드를 했던 것이 계기가 돼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됐다고 했다.
"고등학생 때 유행했던 것이 하드코어, 메탈, 펑크 같은 장르였어요.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메탈리카, 엑스재팬, 크라잉넛, 노브레인 같은 팀의 음악이 유행했죠. 고등학생 때 갑자기 진로를 바꾸니까 집에서는 난리가 났죠. 두 달 정도는 부모님과 대화가 없을 정도였어요."
재수 끝에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그는 인디신에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처음 무대에 섰을 때 공부를 했을 때와는 다른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 여운이 없어지질 않았고, 나에겐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본명이 김문성인 그가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사용한 이름이 '유랑'이었다.
"좋아해서 음악을 시작했으니까 자유롭게 음악을 하자는 의미가 담겼어요. 유랑이 떠돈다는 의미잖아요. 그게 저에겐 자유로움으로 느껴졌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들을 자유롭게 하자는 거죠."
◇사람 사는 얘기 담은 컨트리 음악 '컨트리 카운트'
유랑은 지난 2009년 3곡이 실린 첫 앨범을 발매하며 데뷔했다. 이어 2013년에 5곡이 담긴 앨범을 발표한 그는 지난 1월 10곡짜리 정규 앨범을 내놨다. 그는 이 앨범을 통해 컨트리 음악을 선보였다. 국내에선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장르다.
그는 "컨트리 음악이 가지는 매력은 사람마다 다르다"며 "나에게 컨트리 음악의 매력은 내가 연주하고 노래했을 때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다른 장르의 노래를 할 땐 짜여져 있는 구성 때문에 즐기지 못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너무 재밌다"고 말했다.
유랑이 전곡의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이 앨범의 타이틀곡은 '컨트리 카운트'(Country count)다.
"인디신에서 달달한 사랑 얘기를 많이 하는데 다들 하니까 식상하잖아요. 사람 사는 얘기를 좀 많이 해보자고 했어요. 전곡이 그런 얘기 위주예요. 타이틀곡은 컨트리 음악을 하면서 처음 썼던 곡이죠."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라이브 공연을 하면 8번 트랙의 '웨이팅 포 더 선라이즈'(Waiting for the sunrise)란 곡이 반응이 제일 좋더라. 내가 생각하는 것과 대중들 생각이 다른 것 같다"여 웃어 보였다.
"대중들이 뭘 요구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게 쉽나요. 미국에선 컨트리 음악이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데 앞으로 여심을 사로잡을 곡들을 써야되지 않나 싶어요. 컨트리 음악에 달달한 느낌은 없지만 섹시한 건 있거든요."
◇가수 유랑은 지난 1월 정규 앨범 '컨트리 카운트'를 발매했다. (사진제공=유랑)
◇"음악 계속하기 위해 생계 고민..기타 레슨과 음악 활동 병행"
인디신의 음악인들이 음악 활동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유랑 역시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선 생계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타 레슨으로 연명을 하고 있어요. 사실 여유롭지 않아요. 제가 추구하는 음악을 계속 표현해나가기 위해 장비를 사다 보면 항상 쪼들리죠. 남들은 돈 벌어서 좋은 차를 사지만, 음악하는 사람들은 음악 장비를 사거든요."
이어 "컨트리 음악에 악기가 굉장히 많은 악기가 들어간다. 오리지널 사운드에 다가가고 싶은데 연주하는 분을 구하기도 힘들고, 내가 여러 악기를 연습할 시간도 없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주일에 4일 판교에 있는 학원에 레슨을 나가고, 나머지 3일은 연습하고 공연을 해요. 레슨이 끝나고 작업실에 오면 밤 12시가 되는데 새벽 4시까지 연습하고 오후에 다시 레슨을 나가는 일과가 반복되는 거죠."
그는 이렇게 얘기하면서 싱긋 웃었다. 고된 일과로 인한 피곤함보다는 음악을 통해 느끼는 행복이 더 큰 듯했다.
"목표는 크게 잡으라고 하잖아요. 가장 큰 목표는 미국에서 공연하는 거예요. 그 큰 무대에 한 번 서보고 싶어요. 그리고 국내에선 컨트리 뮤지션으로 인지도를 쌓아가는 게 목표입니다. 사람들에게 제가 컨트리 뮤지션이란 걸 각인시켜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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