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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돌아온 오빠' 이문세, 가요계에 화두를 던지다
2015-04-09 13:11:07 2015-04-09 13:11:12
◇가수 이문세. (사진제공=KMOONfnd)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수 이문세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7일 발매된 '뉴 디렉션'(New Derection)은 이문세가 무려 13년 만에 내놓은 앨범인데요. 이문세의 정규 15집입니다.
 
이문세의 새 앨범엔 타이틀곡 '봄바람'을 비롯해 총 9곡이 담겼습니다. 이 앨범은 음원 차트에서 그야말로 봄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요.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면서 인기몰이 중입니다. 엑소, 미쓰에이 등 쟁쟁한 후배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가 최근 발표된 가운데 거둔 성적입니다. '돌아온 오빠'의 맹활약인데요. 13년 만에 컴백한 56세의 가수가 음원 차트에서 이와 같은 성적을 내는 건 놀라운 일이죠. 
 
'봄바람'은 봄의 분위기를 표현한 리드미컬한 노래인데요. '봄 캐럴'이란 말 들어보셨죠?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대표적인 곡입니다. 봄만 되면 많은 사랑을 받는, 그래서 발매 후 시간이 오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을 펼치는 노래를 '봄 캐럴'이라고 하는데요. 새로운 '봄 캐럴'이 탄생했습니다. 이문세는 "봄바람처럼 살랑"이란 이 노래의 가사처럼 살랑살랑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목소리로 곡을 소화해냈습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이문세는 베테랑 가수의 입장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한 사람의 입장에서 노래를 하는데요. 가사가 일품입니다. 최근 가요계에 듣는 이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보는 음악'들은 많지만, 이문세의 노래와 같은 '듣는 음악'은 드뭅니다. 이문세는 "이게 진짜 음악"라고 보여주는 듯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자꾸만 곱씹어 듣게 되는 수준 높은 가사들을 담아냈습니다.
 
이문세는 새 앨범의 타이틀을 '뉴 디렉션'이라고 정했는데요. 우리말로는 '새로운 방향', '새로운 길'이란 뜻이죠. 천편일률적인 '보는 음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우리 가요계에 베테랑 뮤지션 이문세가 던지는 화두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원 차트용' 노래 하나 없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한다는 것,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봄바람'이 '봄 캐럴'이라면 3번 트랙에 담긴 '그대 내 사람이죠'는 '고백송'입니다. 많은 남자들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을 하며 불러줄 만한 노래입니다. "지구는 못 지켜도 당신은 지켜야지"란 부분이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고요. 달콤한 가사를 흥겨운 라틴 리듬에 담아냈다는 것이 인상적이네요. 독특한 느낌을 주면서도 대중적입니다. 가수 조규찬이 이 노래를 작곡했습니다.
 
이문세는 이번 앨범에서 슈퍼주니어 규현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는데요. 규현은 지난해 '광화문에서'란 솔로곡을 발표했죠. 그리고 이문세는 과거 '광화문연가'란 노래로 사랑을 받았었는데요. 세대 차이를 뛰어넘는 '광화문 브라더스'의 호흡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노래는 '그녀가 온다'인데요. 한 편의 동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맑고 착한 노래입니다. 이문세와 규현의 미성이 매력적인데요. 이 노래는 이문세가 직접 가사를 쓰고, 노영심이 작곡을 맡았습니다.
 
'봄바람', '그대 내 사람이죠', '그녀가 온다' 모두 듣는 이들을 설레고 가슴 떨리게 만드는 노래인데요. 이번 앨범엔 인생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진지한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도 있습니다.
 
'꽃들이 피고 지는 게 우리의 모습이었어'와 '집으로', '무대' 같은 노래인데요. '꽃들이 피고 지는 게 우리의 모습이었어'에서 이문세는 인생의 섭리를 꽃이 피고 지는 모습에 비유해서 표현했고요, '집으로'는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에 대해 노래한 곡입니다. 그리고 '무대'에서 이문세는 우리의 인생을 무대에 빗대 표현해냈습니다. '꽃들이 피고 지는 게 우리의 모습이었어'와 '무대'는 재즈, '집으로'는 포크 장르의 노래인데요.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곡들입니다.
 
7번 트랙의 '사랑 그렇게 보내네'는 사랑하는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떠나 보내야 했던 슬픔에 대해 노래한 곡인데요. 이 노래를 듣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주르륵 흘리게 될 지도 모릅니다. 이문세는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피아노 연주에 기대 담담하게 슬픔을 노래합니다. 감정을 절제하는 방식의 창법에선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데요.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을 오히려 담백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더 슬픕니다. 
 
음원 차트를 강타한 이문세는 전국에서 열리는 극장 공연을 통해 활동을 이어갑니다. 오는 6월까지 서울, 전주, 부산, 경산, 성남, 춘천, 창원, 천안 등에서 공연을 개최합니다. 이문세의 '듣는 음악'들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 이문세 정규 15집 'New Direction'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진짜 뮤지션의 진짜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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