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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
2015-04-01 16:12:23 2015-04-01 16:12:23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대기업집단 사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자산총액 기준 상·하위 기업집단 간 재무현황과 경영성과 등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초로 중·하위 그룹이 적자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수출 위주의 사업구조를 가진 상위 그룹이 국내 내수부진의 여파를 비교적 덜 받은 데 반해 하위 그룹은 크게 영향을 받으며 경영성과가 대폭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30대 민간집단 그룹별 최근 5년간 평균 당기순이익 변동추이.(자료=공정거래위원회)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61개 대기업집단 사이에서도 상·하위 그룹 간 성과가 올해 매출, 당기순이익, 자산, 부채 등 모든 면에서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기저효과 등에 따라 올해 이례적으로 악화 실적을 낸 '삼성 효과'를 제외하면 이같은 추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은 올해 스마트폰 매출 부진에 따라 전년대비 30조2000억원의 매출 감소, 3조9000억원의 당기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먼저 최근 5년 간 매출 증가율을 보면, 상중 그룹과 하위 그룹 간 격차가 크게 벌어져 왔다. 상위그룹과 중위그룹의 매출액이 각각 5년 전 보다 24.5%, 17.3%씩 증가한 데 반해 하위그룹은 1.3% 증가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모든 그룹에서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중·하위 그룹은 아예 적자로 돌아선 곳이 많았다.
 
올해 적자를 본 민간기업집단은 총 17곳으로 적자 폭에 따라 ▲현대중공업(△2조5950억원) ▲동부(△2,1750억원) ▲KT(△1,0860억원) ▲한진(△8550억원) ▲GS(△6670억원) ▲대림(△4750억원) ▲한국GM(△3580억원) ▲동국제강(△3390억원) ▲대성(△3340억원) ▲S-OIL(△2760억원) ▲OCI(△2630억원) ▲한진중공업(△2280억원) ▲한화(△780억원) ▲한솔(△660억원) ▲태영(△460억원) ▲코오롱(△430억원) ▲현대(△410억원) 등의 순이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상위 그룹은 수출 업종, 중하위에는 내수 업종이 많은데, 내수부진 영향에 따라 수출업종이 상회했다"며 "철강과 해운, 건설 등 특히 업황이 안 좋은 분야에서는 이 여파가 중하위 집단으로 흘러 이들 그룹의 경영성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자산총액도 상위그룹일수록 높은 비율로 증가했다. 자산총액이 100조원 이상 집단은 2012년 이후 변동이 없었다. 삼성, 한전, 현차, 토지주택공사, SK, LG 등 6곳이다.
 
최근 5년 간 그룹별 자산총액은 상위그룹에서 47.4% 증가하는 동안 중위그룹이 18.1%, 하위그룹 10.2%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개별 집단별로는 삼성이 전년대비 전년대비 20조1000억원의 자산규모 증가를 보이며 증가 폭이 가장 넓은 집단으로 꼽혔다. 현차(13조2000억원)와 한전(9조7000억원), SK(7조200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채비율 역시 상위그룹일수록 낮았다. 
 
상위그룹의 올해 부채비율은 59.4%로, 중위그룹(98.1%), 하위그룹(125.5%)에 견줘 낮다. 4년 전과 비교해 이들 모두에서 부채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격차는 지금 보다 좁았다. 2011년 상, 중, 하위 그룹의 부채비율은 각각 75%, 91.4%, 133%이었다.
 
신봉삼 과장은 "30대 민간 기업집단의 전체 성과에서 삼성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며 "올해 삼성이 트렌드를 벗어난 것 때문에 상위 그룹의 당기순이익과 매출액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삼성을 빼면 큰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중위와 하위 그룹은 전반적으로 내려가는 과거의 추이를 답습했다"며 "상하위 그룹 간 격차 확대가 삼성 부분을 뺐다면 더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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