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가치 조사] '미생의 선 차장’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사는 세상
2015-03-30 14:25:00 2015-03-30 14:53:01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이사장 안치용) 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현대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대학생 가치 조사>에서는 대학생 2348명에게‘결혼은 꼭 해야한다’라는 문항을 통해 결혼의 필요 여부를 묻는 질문을 던졌다.
 
이 질문에서‘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이 질문의 응답을 통해 결혼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사람은 조사대상자가 해당한 각 소속집단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먼저, 이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한 사람은 여대 재학생의 51.7%, 남녀공학 재학생의 34.8%로 조사되었다. 또한, 수도권 학교 재학생 36.9%, 지방에 위치한 대학의 재학생은 27.9%였다. 한편, 조사대상자의 학년에 의해서도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대해‘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사람들 중 1학년은 9.1%에 불과했지만 휴학생은 48.4%로 조사되었다. 또한, 소득과 경제 수준에 있어서도 결혼의 부정적 인식이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월 소득 300만원 미만 응답자의 40.3%, 경제 수준이 ‘하’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47.2%가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함으로써 결혼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표현했다.
 
반면, 같은 질문에 대해 월 소득 900만원 이상인 응답자는 32.8%, 경제 수준 ‘상’에 해당하는 응답자는 31.7%만이 결혼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가장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성별에 따른 응답의 차이다. ‘결혼의 필요 여부’에 관해 여성과 남성이 매우 상이한 양상의 응답을 보였다.
 
◇자료=바람아시아
 
그래프에 제시된 바와 같이‘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결혼의 필요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 2348명 중‘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34%, 남성 60%로 조사되었다. 반면‘그렇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에게서 47%, 남성에게서 23.9%가 조사되었다. 이 조사 결과는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매우 낮은 비율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대체 왜 이런 결과가 도출되었을까?
 
과거, 여성에게는 사회 진출의 진입 장벽이 존재했기 때문에 그들이 경제력과 독립성을 갖추기란 매우 어려웠다. 그러므로 당시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삶은 좋은 남편을 만나 예쁜 아이를 낳고 집안 살림을 알뜰살뜰 꾸리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 속에서 여성에게 결혼은 결코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는 의무와 같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 진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일하는 여성’의 모습이 응당 당연한 것이 되었다. 이에 따라 여성은 경제력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과거 여성의 의존적인 모습과는 달리 독립적인 생활을 가능케 했다. 또한, 이러한 생활이 가능하게 되면서 일하는 여성은 결혼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들 중 이 선택지에서 결혼을 선택하고 자녀를 출산한 여성, 즉‘워킹 맘’은 회사에서 육아 휴직을 보장받지 못하거나 승진 차별을 받는 등 대단히 많은 불이익을 받는다. 바로 이 점이 여성에게 결혼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드라마 '미생' 장면(캡쳐=바람아시아)
 
최근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미생’에는 선차장이라는 워킹 맘이 등장한다. 종합 상사 차장이라는 직급의 그녀는 바쁜 삶에 쫓겨 매일 아침 자신의 아이를 종일반 유치원에 맡기고 회사에 출근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회사에 출근하기 전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고자 기다리는 아이에게 항상 자신의 바쁜 뒷모습밖에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고된 일에 쫓겨 아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눈물을 흘린다. 기혼 여성이 회사에 재직 중 자녀를 출산하게 되었을 때 대부분은 직장생활과 육아 중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된다. 그 중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기 위해 워킹 맘을 선택한 여성들은 이렇게 선차장의 모습처럼 육아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결국 이 선택지의 갈래에서 수많은 고민을 겪는 워킹 맘들은 결국 선차장이 되지 않기 위해 대부분 직장을 포기하고 반강제적으로 육아와 살림에 매진하는 주부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워킹 맘이 잃게 되는 것은 비단 직장만이 아니다. 우선, 자신이 회사에 재직함으로서 얻고 있던 고정 수입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되어 경제적 어려움을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된다. 또한 워킹 맘의 상실감은 자신의 이름을 잃는다는 점에서 더 깊어진다. 그들은 더 이상 자신의 능력으로 성취한 직급인 ‘ㅇㅇ 대리님’, ‘ㅇㅇ 팀장님’이 아닌 ‘ㅇㅇ 엄마’와 같이 자녀의 이름으로 대체된 삶을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결혼을 꺼리는 이유,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희생해야만 하는 이러한 워킹 맘의 비애를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므로, 여성들에게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는 방법은 다름 아닌 워킹 맘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에서 시작한다. 워킹 맘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이 회사에 재직하던 도중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더라도 고용 불안을 겪지 않고 회사에 안정적으로 재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그에 따른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와 분위기의 조성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워킹 맘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앞서 말했던 이 조사의 결과는 결코 뒤바뀌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어쩌면 더 많은 선차장 그리고 엄마의 손길을 기다리는 선차장의 자녀가 양산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다솜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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