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구제역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공급해 온 백신이 효과가 없는 '물백신'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농가에서는 구제역에 걸린 돼지 가운데 백신을 맞은 돼지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며 '물백신 논란'이 급속히 확산됐지만 방역당국은 이같은 주장을 부인해왔다.
물백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부는 결국 구제역 백신의 효과를 인정받기 위해 세계표준연구소에 검사를 의뢰한 것. 하지만 세계표준연구소 검사결과는 정부가 공급한 백신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구제역 백신주와 진천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 결과'를 발표하고, 그동안 공급해 온 오 마니사(O Manisa) 구제역 백신의 효과가 없다고 인정했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오 마니사(O Manisa) 구제역 백신주와 국내 구제역 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r1값)이 0.1~0.3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통상 구제역 바이러스의 면연학적 상관성은 1에 가까울 수록 높은 효과를 내고 최소 0.3은 넘어야 방어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에 가까울수록 구제역 백신주가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유전적 연관성이 가깝고, 그만큼 면역을 유도하는 부분에서 효과를 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대로 오 마니사 백신주의 r1값이 0.1~0.3이라는 것은 이 백신을 맞은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될 확률이 여전히 70~90%나 될 정도로 높았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농가 등이 제기해 온 '물백신' 의혹이 사실이었던 셈이다.
더구나 0.2에 이르는 검사의 오차 범위도 너무 크다. 흔히 조사의 오차 범위로는 5%가 많이 사용되는데, 이번 검사의 경우 20~30%대로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10% 이상으로 늘어난 오차 범위는 조사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지금 메리얼사(오 마니사 백신 제조사)가 인정하는 오차 범위가 0.3인데, 0.3 이상이면 매칭 백신으로 포함시키는 게 안될 수 있다"며 "0.3에 플러스 마이너스를 하면 '0이 될 수도 있고 0.6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백신을 판단하는 근거가 이것(r1값)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오 마니사 백신주 이후 오 3039 백신을 추가 도입해 공급해왔다. 이번 조사 결과 오 3039의 경우, r1값이 오 마니사 보다는 높은 0.42~0.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이석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오 3039 백신주가 추가되기 전 백신이 효능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며 "이를 강화시키기 위해 오 3039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26일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이 농림축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세계표준연구소, 구제역 백신주와 진천바이러스의 면역학적 상관성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News1.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