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압박 끝에 공무원연금개혁안 발표했지만..'실망'
'알파, 베타, 감마'.."소숫점 차이 따라 수만가지 경우의 수"
입력 : 2015-03-25 16:37:41 수정 : 2015-03-25 16:37:41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드디어 자체적으로 만든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안에는 재정추계를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치는 모두 빠졌고 거시적인 틀만 제시됐다.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의장이자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새누리당이 그토록 요구했던 '새정치안'을 발표했다.
 
강 정책위의장과 공무원연금특위 소속 김성주 의원, 당내 공적연금강화TF 김기식, 홍종학 의원이 발표한 안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공무원연금을 재구조화 하는 것을 방향을 정했다.
 
◇기여율 '알파' 늘리고, 지급률 '베타' 줄이고
 
현행 공무원연금 제도에 따르면 기여율과 부담률은 7%, 연금지급률은 1.9%다.
 
새정치연합은 이를 공무원 연금과 국민연금 상당분으로 나누는 재구조화를 통해, 기여율은 공무원연금에서 2.5%+α(알파), 국민연금 상당분에서 4.5%를 떼기로 했다. 또 지급률은 공무원연금에서 0.9%-β(베타), 국민연금 상당분에서 1%로 정했다.
 
결국 기여율은 기존 7%에서 α만큼 늘고, 지급율은 1.9%에서 β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이같은 재구조화 모형에 대해 "공무원연금은 소득비례의 원칙을 적용해 낸 만큼만 받을 수 있게 하고, 국민연금 상당분은 국민연금과 동일한 산식을 적용해 소득재분배 효과를 볼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를 도출해낸 과정에 대해 그는 "국민들은 공무원들이 연금을 많이 받는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때문에 국민연금 상당분은 (일반 국민과) 똑같이 받고, 공무원들이 추가로 낸 부분은 국민연금보다 지급률이 낮다는 것을 설득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보험료를 올려 공무원 스스로 자신들의 노후부양 비용을 더 많이 준비하도록 하고, 공무원 부양비용에 소요됐던 국민 세금은 경감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가장 중요한 수치를 α와 β 등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 수치는 국민대타협기구의 몫"이라며 "물론 우리가 추계할 때 썼던 수치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서 공개하지 않는 것은 대타협기구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수당 현행 그대로..사적연금화는 안돼"
 
퇴직금 부분에 대해서는 퇴직수당을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대신 공무원연금에 퇴직금 차이분을 포함시켜서 공적연금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기식 의원은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과정 속기록을 보면 정부여당의 속셈을 알 수 있다"며 "여당은 공무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 연금은 줄이고, 퇴직수당을 늘리자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급수준을 낮추고 퇴직수당을 늘리자는 것은 곧 공적연금을 줄이고 퇴직연금 등 사보험 시장을 키우자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작년에 발표한 사적연금 활성화방안에 따라 민간 금융회사들의 퇴직연금시장, 사적연금시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퇴직수당의 퇴직연금화, 곧 사적연금화 우려를 피하기 위해 퇴직수당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 정책위의장은 "정부여당안은 보험료율과 연금액을 모두 낮추는 하향 평준화인 반면, 우리당안은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연금액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며 ▲연금개혁의 고통을 모든 공무원 세대에게 고루 분담하도록 연금재구조화를 추진했다"며 "우리당안은 정부여당안에 비해 재정절감 효과가 더 크고 향후 제도개혁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반복하지 않도록 설계됐다"고 자신했다.
 
 
◇공무원 노조 '반발'..새누리당은 '실망'
 
이날 새정치연합의 개혁안 발표 기자회견이 마무리될 무렵 기자회견장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소속 조합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공무원노조 중 새정치연합안에 합의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오늘 이런 식으로 발표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잖느냐. 오후에 하겠다고 하더니 왜 이런식으로 하느냐"고 반발했다.
 
당황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우리는 (공무원 노조에서) 합의했다는 말을 한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나가서 얘기하자"고 전교조 조합원들을 타일렀다.
 
새정치연합의 발표가 종료되자마자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과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이충재·김성광 위원장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단체들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새정치연합이 공무원단체와의 신의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의 일방적 개악안 밀어부치기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합의정신으로 제대로된 공적연금제도 강화를 위해 국민대타협기구 논의에 참여해왔다"며 "하지만 오늘 아침 새정치연합은 개혁안을 발표하며 107만 공무원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사자와 정부간의 합의와 적정 노후소득대체율 합의없이 논의하지 않겠다던 새정치연합이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상향이 없는 공무원연금을 반대하고, 당사자 합의없는 정치야합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사회적 합의 정신을 파기한 채 일방적으로 공무원연금 개악을 시도한다면 공무원은 물론 전국민과 함께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압박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소속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도 뒤이어 기자들과 만나 "너무나도 실망스럽다"며 "대타협기구의 한축으로서 같이 논의해야 하는 여당 입장에서 이제 정면승부를 하려나 보다 생각했는데 실망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알파, 베타, 감마는 조합에 따라 수만가지 경우의 수가 가능하다. 심지어 소수점 몇으로 가느냐에 따라서도 굉장히 많은 안이 나오는데 어떻게 이것을 새정치연합안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안을 내놓으라는 여당의 지속적인 요구에 대답이 이렇다는 것은 새누리당을 놀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여당안보다 재정절감효과가 55조원 이상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김 의원은 "재정절감 효과는 얼마나 중장기적으로 볼 것이냐가 중요하다"면서 "초기 새누리당안의 재정절감효과는 30년까지는 좋고, 중간에 나빠졌다가 다시 역전한다. 2100년을 예상한다면 우리 안이 더 좋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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