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SK의 사회적기업 지원, 진정성이 먼저다!
2015-03-19 18:54:18 2015-03-19 18:54:18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SK그룹의 '쇼잉'(보여주기)에 이용당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SK그룹이 청년 사회적기업에 대해 투자계획을 밝힌 뒤, 대상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듣게 된 뜻밖의 말이다. 그는 다른 대상자들이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인 점을 의식해서인지 한마디 한마디가 매우 조심스러웠다.
 
다른 사회적기업 대표 역시 투자 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기뻐하기보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돼 당황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조건이 무엇인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밀히 따지자면 투자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상태"라고 덧붙였다.
 
SK그룹의 지원을 반기면서도 이면에는 석연치 않아 하는 시선이 있었다는 게 이번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받았던 인상이다. 실제 몇몇은 투자조건이 일반 금융권의 저금리 대출과 별반 차이가 없는 데다가, 계약조건 불이행 시 페널티가 뒤따르는 등 SK그룹 설명과 달리 반길 만한 구석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내놨다.
 
사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SK만큼 사회적기업에 대해 애정을 기울이고, 지원을 하는 곳도 없다. SK는 2000년대 중반부터 사회적기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앞장서 왔다.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행복도시락',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개별 초등학교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행복한학교',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 '행복나래' 등을 운영하며 사회적기업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 같은 숱한 지원 사례에도, 최근에는 부쩍 "SK의 사회공헌활동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그룹이 지원활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최태원 회장의 치적으로 사회적기업을 활용하는 데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보다 홍보에 방점이 찍히면서 그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특히 지난해 무르익었던 3.1절 특사가 좌절되면서 SK그룹 내부에서도 초조함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이 지난 17일 사회적기업 5곳에 대한 지원계획을 마치 확정된 사업처럼 과대 포장해 발표한 것도 이런 기류의 산물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보도자료는 'SK 최태원 회장 출연 사재, 사회적 기업 수혈 시작'이란 제목으로 언론에 뿌려졌다.
 
"미묘한 부분이다."
 
투자 대상으로 선정된 사회적기업의 한 대표에게 최태원 회장의 진정성이 느껴지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개인의 면죄부를 위해 그 행위와 성과가 부풀려지고 있는 것에 대한 서운함으로 들렸다. 그의 촌평에서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비단 기자 만일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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