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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현대상선, 5년만에 비수기 극복..1분기 '웃다'
2015-03-19 15:11:19 2015-03-19 15:11:1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해운업계가 오랜만에 봄을 맞았다.
 
통상 컨테이너선 최대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의 한계를 딛고  5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확정적이다. 업계에서는 유가 하락과 운임 상승에 힘입어 1분기를 기점으로 해운업황이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887억원, 407억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 기록한 622억원과 617억원의 영업손실을 딛고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 흑자는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양사의 매출액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1분기 한진해운은 2조1470억원, 현대상선은 1조7262억원의 매출이 점쳐진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16.8% 감소한 규모다. 매출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현대상선의 경우, 자구안 이행을 위해 지난해 LNG 운송사업부문을 매각한 것이 직접적 타격이 됐다.
  
양사는 그동안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선박 공급 과잉으로 인한 운임하락까지 겹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유가의 영향으로 유류비가 크게 감소한 데다, 지난해 자구안을 대부분 마무리 지으며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특히 올 1분기 실적에는 유가 하락 폭이 컸던 지난해 11월 이후의 저유가 기조가 반영돼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비용 절감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에 적용될 벙커유 가격은 싱가포르 380 벙커유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37.6%, 전년 동기 대비 48.1% 하락했다. 이를 감안하면 한진해운의 유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1600억원, 전분기 대비 830억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상선도 유류 구매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거의 절반가량으로 떨어져, 이로 인한 수익성 개선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상선은 연간 유류 구입비용으로만 1조3000억원가량을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적자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쳐내고, 수익이 적은 노선을 정리하는 등 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대서양을 오가는 NTA노선, PSI노선(미서안), AWS노선(미동안) 등 10여개 비수익 노선에서 철수하고, 아시아 등 3개 노선의 선박 규모를 축소했다. 이후 대체 노선인 PM1노선, AWE8노선에는 이전 4000TEU급 컨테이너선 대신 7000TEU급 이상 대형선을 투입해 비용은 줄이고 물동량 처리 능력은 키웠다.
 
물동량이 늘고 있는 중동지역 선점을 위해 FMX(중동)노선은 신규 개설하고, IFX(동인도)노선은 선박을 추가로 배치해 공급량을 늘렸다. 또 연비 효율이 낮은 선박 10척을 매각 및 폐선하고, 용선 20여척을 반선하는 등 선대 효율화 작업도 실시했다.
 
현대상선은 용선 계약 갱신 등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매출 원가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별도기준 현대상선의 매출 원가율은 101.33%로, 전년 동기 대비 1.45%포인트 낮아졌다. 2012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3.2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아울러 다른 계절에 비해 물동량이 감소하는 겨울철 선박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물동량이 적은 노선을 합병·통합하는 ‘윈터 프로그램’을 실시해 선대 효율도 높였다. 지난해 LNG 운송사업부 매각에 이어 올해는 벌크사업부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수기인 1분기 실적 개선을 시작으로 올해 점차적으로 컨테이너 시황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미국 경기가 회복되고 있고, 당분간 저유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는 컨테이너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올해는 컨테이너 시황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섣부른 낙관론에 대한 경계 시선도 만만치 않다. 머스크 등 글로벌 선사들이 초대형컨테이너선 확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국내 선사들은 선대 확보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갈수록 물동량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형 선박을 활용한 비용절감 없이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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