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이사장 안치용) 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현대리서치에 의뢰하여 진행한 <대학생 가치 조사> 결과, ‘기회가 된다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대학 교육을 받고 싶다’는 문항에 대해 78.9%가 ‘그렇다’고 답하였다. 이에 비해 ‘나는 현재까지 교육과정 전반에 만족한다.’와 ‘지금의 대학 입시 제도에 만족한다.’에 대해서는 각각 35.7%, 18.2% 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자료=바람아시아
대학생들에게 해외 유학은 단순한 스펙이 아니다. 외국어 공부와 이력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야기이지만 단지 그뿐만은 아니다. 교육에는 그 문화의 정수가 담겨있다. 현세대가 다음 세대에 남겨주고 싶은 정신적인 유산이 교육 제도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해외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것이다. 기존 제도 하에서의 공부에 지친 학생들이 유학을 통해 새로운 문화권에서 더욱 자유롭게 사고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한국의 학생들은 새로운 교육에 목말라 있다. 대학 입시만을 바라보고 달리는 12년의 교육 과정은 ‘줄 세우기’가 그 목적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을 전전하며 반 등수를 높이기 위해 애쓴다. 좋은 중학교에 가기 위한 경쟁이 이미 시작되고 이는 좋은 고등학교, 좋은 대학교에 가기 위한 경쟁으로 이어진다.
방법은 단순하다. 내 또래 친구보다 잘하면 된다. 1점이라도 더 받아서 내 위에 있는 학생들을 한 명씩 제치면 된다. ‘이겨서 돌아오라’는 전시에나 어울리는 문구가 시험 철이 되면 학원가 곳곳에 나붙는다. 그들은 승리하는 법을 배우지 스스로 생각하는 법, 미래를 계획하는 법, 삶을 꾸리는 법 등을 배우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목마르다. 각종 매체에서 접하는 선진국의 교육 방식에 대한 묘사는 차치하더라도, 기존 교육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것에 많은 대학생이 공감하고 있다.
그런데도 해외 유학생 숫자는 줄어들었다.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유학생(어학연수. 교환학생 포함)의 학비와 체류비로 해외로 나간 금액은 37억210만 달러(약 4조801억 원)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연간 기준으로 2005년 33억8,090만 달러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경기 침체와 해외 유학의 경제적 효용 하락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학비, 체류비가 많이 드는 미국, 호주, 영국 등에서 유학생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면 비용이 적게 드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 유학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어차피 영어 공부는 될 테니 싼 데서 배우자는 실용주의가 반영된 것이다.
선진국의 문화를 체험하자는 ‘낭만적인’ 이유는 비용 때문에 밀렸다. 해외 유학이 더 이상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모 대기업 인사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국내 커넥션이 부족하고 한국의 기업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유학생들은 오히려 취업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HSBC의 발표에 따르면 학비와 생활비를 포함한 영어권 평균 유학비용은 미국이 연간 35,705 달러, 호주가 38,516 달러, 영국이 30,325 달러로 원화로 약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수준이다. 교육비 명목으로 1년에 이 정도의 비용을 쓸 수 있는 가정은 많지 않다. 학생들의 해외 대학 선호와는 별개로 그 여건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게다가 유학 경험이 취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니, 큰돈을 쓸 이유는 더욱 줄어들었다.
한국의 청년들은 이미 연애, 결혼, 출산을 넘어 인간관계와 주택구매까지 포기했다. 이런 마당에 해외 유학 운운하는 것이 배부른 넋두리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청년들은 항상 더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기를 꿈꿔왔다. 그리고 이 꿈은 한때 우리 사회가 함께 꾸는 꿈이기도 했다. 한참 세계화를 부르짖던 때, 우리는 인재들을 외국에 보내 문물을 배우게 하고 다시 불러들여 중용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학생들이 당장 먹고사는 일이 힘들어서, 앞으로 먹고살 일에 도움이 안돼서 유학을 포기하고 있다. ‘5포 세대’로 불리는 이들의 포기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까. 하긴, 이미 내려놓은 다섯 가지에 비하면 해외 유학쯤, 큰일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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