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이번엔 '3색 위장전입'..장관 인사청문회, 갈수록 태산
'위장전입·병역기피·탈세·부동산투기' 의혹 봇물
2015-03-04 17:03:08 2015-03-04 17:03:08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2월 임시국회를 끝낸 여야가 청문회 정국에 진입했다. 이달 중으로 진행해야 할 인사청문회 대상자만 무려 6명이다.
 
4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이달 중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 3명의 장관 후보자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조용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후보자, 그리고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9일 유기준·유일호 후보자로 시작해 매일 진행되는 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의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 비전, 성품 등 검증에 본격 착수했다.
 
◇위장전입은 장관의 기본 조건?..'3색 볼펜' 비아냥도
 
유기준 해수부 장관과 유일호 국토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공통점은 '위장전입'이다. 자녀의 교육부터 부동산 문제까지 위장전입의 사유는 모두 다르지만 위장전입은 엄연한 불법행위다.
 
국회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홍 후보자의 부인 임모씨는 지난 1999년 4월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의 한 아파트로 위장전입했다. 이 아파트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의 집으로 서 장관은 홍 후보자의 매형이다.
 
홍 후보자의 부인 임씨는 주택청약에서 탈락한 뒤 2000년 11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아파트를 구입해 전입했다.
 
위장전입 의혹이 일자 홍 후보자는 전날인 3일 자신의 배우자가 주택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부인이 주택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후보자의 누나 집으로 주소를 옮긴 부분은 적절치 못한 처신이었다"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일호 후보자도 장남의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지난 1993년부터 1996년까지 부인과 장남이 서울 강남 8학군으로 위장전입한 사실을 시인했다.
 
유 후보자는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내 "배우자와 장남이 1993년부터 1996년까지 같은 강남 8학군 내에 있는 지인 아파트로 주민등록 주소지를 이전했던 것은 당시 중학교 진학을 앞둔 아들의 통학거리 때문이었다"며 "이유를 떠나 가족 일부가 실제 거주하지 않는 장소로 주민등록을 이전한 점은 사려깊지 않은 처사였다"고 사과했다.
 
유기준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 의혹을 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 의원은 "유기준 후보자의 배우자가 중학교 입학을 앞둔 큰 딸과 함께 3달간 주소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며 "또 유 후보자 본인마저도 지난 1985년 4월14일부터 한달 남짓 봉천동 소재 자신의 아파트를 떠나 안양시 호계동에 전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자는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지만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시험 대기자가 적은 안양으로 주소지를 잠깐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왼쪽부터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News1
 
◇임종룡·조용구 '무난'..박상옥 청문회 '기약 없어'
 
NH농협금융지주에서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내정된 임종룡 후보자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보이지 않는 유일한 인물이다.
 
다만 최근에는 임 내정자가 NH농협금융지주 최고경영자로 근무하다 금융위원자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현직 금융회사의 수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다니 참으로 어불성설"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에 앞장서야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보호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금융회사의 수장을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정부의 안이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제안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내정된 조용구 후보자는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4년부터 인천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현재 사법연수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조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소재 9억2000만원 상당의 아파트와 경북 문경 1억2764만원 상당의 토지, 사인과의 채무 2억5559만원 등 본인 명의로 모두 8억25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두 후보자는 모두 위장전입이나 병역기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등 고위공직자들이 한 두가지씩 보유하고 있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 인사청문회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자와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0일과 12일 각각 진행된다.
 
다만 야당의 반대로 청문회 개최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자가 고(故)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 수사팀에 속해 사건의 축소와 은폐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야당은 박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요구, 하지만 사퇴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진행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야당에 여러번 요구했고, 야당에서도 약간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으니 최대한 빨리 인사청문회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며 "청문회 이후 표결을 위해 이달 중으로 '원포인트 국회'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