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글로벌이슈)글로벌은 보이지 않는 환율전쟁터
2015-02-10 07:07:46 2015-02-10 07:07:46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전세계가 보이지 않는 환율 전쟁터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 금리를 인하한 지 두 달 만에 지급준비율을 내렸다. 외신들은 중국이 드디어 글로벌 통화 완화 대열에 합류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올린 배경에도 유로 약세가 자리잡고 있다.
 
실제 일본 기업은 엔화 약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나홀로 성장을 보이던 미국이 2년 만에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달러강세 영향이 컸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환율 조작국이란 표현이 나온 것도 이런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

▶ECB, 그리스 길들이기 시작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국채의 담보 인정을 중단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 동안 그리스 국채는 투기 등급으로 담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나 유로존 탈퇴 우려때문에 예외로 인정해줬다.
 
하지만 채무 감축을 요구한 그리스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여파로 선거 전 10%를 밑돌았던 그리스 국채수익률이 또 다시 10%대로 뛰었고 그리스 시중은행에서는 두 달 새 500억 유로의 자금이 유출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ECB는 5일(현지시간) 국채 담보 인정은 하지 않는 대신 그리스 시중은행에 최대 595억유로의 유동성 지원을 승인했다.
 
숨통을 트여주는 대신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그리스 길들이기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올만 하다. 
 
▶IS 요르단 조종사 화형에 아랍권 분노 확산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요르단군 조종사 모아즈 알 카사스베 중위를 화형하는 동영상을 공개하자, 아랍권 내 반(反)IS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
 
요르단 국왕은 가차없는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보복을 선포했고 이튿날 시리아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IS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IS에 대한 아랍국들의 인식과 역학 관계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랍 주변국들이 이례적으로 기존의 정치적 이해관계나 종파를 떠나 IS의 만행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배경에는 같은 아랍권 국가 구성원에게 가한 형벌치고는 도가 지나쳤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또한 미국과 영국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IS를 조기에 척결해야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면초가 위기..서방 지원 검토
 
친 러시아반군과 교전으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의 디폴트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앞다퉈 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치솟는 물가와 불안한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금리를 14%에서 19.5%로 인상한 것이다. 이는 200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의 물가상승률은 25%에 달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같은기간 40% 폭등한 환율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설상가상으로 외환보유액은 1월에만 14% 감소한 64억2000만달러로 떨어져 국제통화기금 지원 없이는 디폴트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살려면 서방의 지원을 받는 수 밖에 없어보인다.
 
▶EU 집행위,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 1.3%로 UP!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좋은뉴스와 나쁜뉴스 두 가지를 모두 알렸다.
 
유로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상향조정한 것은 긍정적이다.
 
EC는 유로존 경제가 올해 1.3%, 내년 1.9%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1월 전망한 1.1%, 1.7%에서 상향 조정한 것이다.
 
유가 하락과 유로 약세,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투자 부진과 만성적인 실업은 여전히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저유가는 물가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됐다. EC는 올해 물가전망치를 -0.2%로 전망했다. 1991년 유로화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결국 저유가는 성장에는 도움이 됐지만 물가에는 독이 된 셈이다.
 
 
■아시아
 
▶인민은행 지준율 인하, 추가 완화 압박 클 듯 
 
두 달 전 기준금리를 내렸던 중국이 이번엔 은행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내린 건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지준율을 인하한다는 것은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을 늘려 시중에 돈을 더 풀겠단 뜻이다. 외신들은 시장에 약 5000억위안의 돈이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결정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막겠다는 당국의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4년 만에 최저인 7.4%였다.
 
최근 발표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26개월 만에 최저인 49.8 을 기록했고 서비스업PMI도 6개월째 둔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우려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중국이 드디어 경기부양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추가 완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이를 의식한 듯 인민은행은 설 연휴 자금 수요를 고려해 내린 결정일뿐 정책 기조엔 변화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만 푸싱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최소 34명 사망 
 
(사진=로이터통신)
4일 진먼시로 향하던 대만 푸싱 항공사의 여객기가 이륙 직후 항공 인근 도심의 고가다리를 들이받은 뒤 하천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34명이 숨졌고 17명이 다쳤으며 실종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대만 구조당국은 여객기가 추락한 현장에 모터보트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하천의 수온이 낮고 하천 수위가 올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 여객기에는 53명의 승객과 5명의 승무원이 탑승했고 31명은 중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사고 기종은 지난해 7월 48명의 사망 사고를 낸 여객기와 같은 기종으로 당국은 대만 내 동일 기종에 대한 특별검사도 벌이기로 했다.
  
▶日기업, 엔저에 실적 전망..역대 최고
 
환율이 한국 기업에겐 독이 되고 일본 기업에겐 약이 되고 있다. 일본 상장 기업들의 실적이 엔화 약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2014회계연도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8% 증가한 22조2600억엔이라고 니혼게이자신문이 전했다.
 
이는 지난 2008회계연도 이후 7년 만에 최대수준이다.
 
수출 호조 일등 공신은 엔화 약세다.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업체의 실적 개선만 봐도 알 수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역대 최대 순이익을 경신했고 삼성과 LG에 밀렸던 소니 역시 엔저와 구조조정 덕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엔저 수혜는 관광산업에도 이어졌다. 세븐아이홀딩스는 지난해 3월~11월 영업이익이 2494억엔으로 역대 최대였다.
 
 
■미국
 
▶美 무역적자 2년來 최대..强달러 역습 본격화
 
나홀로 승승 장구하던 미국 경제가 달러 강세의 역풍에 직면했다.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가 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2월 무역적자가 전월 수정치인 398억달러에서 17.1% 증가한 466억달러를 기록했다고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 387억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이며 적자 폭은 2012년 11월 이후 가장 컸다. 특히 유럽연합과 중국에 대한 적자가 확대됐다고 미 당국은 설명했다.
 
적자 확대는 달러 강세로 구매력이 커진 미국인들이 소비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 달러화가 다른 통화보다 비싸지면서 수출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이 됐다.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가 달라지지 않는 한 유럽과 일본을 비롯한 지역에서 공격적인 완화를 펴고 있어 미국 수출기업의 시련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오바마 '중산층지원' 4조 달러 예산안 제출
 
◇오바마 (사진=로이터통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조달러 예산안을 2일(현지시간) 제출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이번에도 핵심 키워드는 중산층 지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소수의 부유층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모두가 잘 되는 경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부유층과 기업의 세금을 올려 그 돈으로 중산층을 지원하고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서 보유중인 자금에 14% 일회성 세금을 매겨 미국 경제를 위해 쓰겠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또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조치(시퀘스터)가 ‘중산층의 긴축’을불러오고 있다며 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예산 역시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계기로 미국 금융시장의 조정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미국산 자동차 인기..수출 3년째 사상최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자동차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미국에서 수출된 자동차가 21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에 비해 8%증가했고 10년전(2004년)에 비해서는 73%급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벼랑 끝에 내몰린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과정을 효율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미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BMW, 다임러 등은 미국 생산물량의 절반 이상을 주변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유가, 급등락 반복..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네
 
국제유가가 하루에 5% 이상 급등락 하는 등 롤러코스터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2.03달러(4%) 상승한 배럴당 50.48달러를 기록했다.
 
지표 호조 덕분이기도 하지만 전일 8.7%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 영향도 컸다. 
 
지난 주말 원유 감산 전망에 사흘간 20% 올랐지만 4일 WTI는 원유재고 증가 소식에 절반 가량인 9% 가까이 내렸다가 이날 다시 4% 오른 것이다.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구간인 만큼 좀 더 하락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판단이다.
 
명정선 국제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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