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금융규제 완화는 절절포(절대로 절대로 포기하면 안된다) 정신으로 해야 한다"
3일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절절포'는 임 회장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방문한 한 육군 부대에서 들은 말이다. 임 회장은 이를 인용해 금융당국 수장들에게 금융 규제 개혁을 절절포 정신으로 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명문화돼 있지 않은 규제와 구두 지도 명문 시달 등이 있는데 금융사가 가장 아픈 부분이 이런 부분"이라며 "현장지도, 구두지도가 현장에서는 규제가 많다고 느끼게 하는 것들인데, 이를 명문화하고 규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당국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건전성을 위해 금융당국이 노력하지 않아도 금융사들은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제 기준을 맞추는데도 이미 은행들은 벅찬 만큼 건전성 규제는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또 감독의 핵심은 일관성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쪽 국의 지시대로 하면 다른 국에서 왜 이렇게 했냐고 또 검사를 하는데, 이런 걸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금융 감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금융사에 빨간딱지(민원 불량 금융사)를 붙이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면서 "이후 블랙컨슈머가 발생했는데, 그런 제재를 받을 사안이었는지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금융실명제와 같은 기초적인 문제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우리나라가 IT산업은 발전했는데, 금융실명제는 20년 전 제도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무선통신이 가능한 환경 속에서 실명확인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화두"라며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주진형 한화증권 대표도 "한국은 금융실명제라는 법이 있고 차명금지제라는 제도가 있는 독특한 나라"라면서 "콜센터 기능을 확대하는데 금융실명제 담당 공무원에게 승인을 받느라 모든 업무가 1년간 멈춘 일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주 대표는 이어 "정부가 핀테크 육성을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실명제라는 기초적인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려면 강한 처벌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돼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업계 간에 평소 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많이 쏟아냈고, 내부에서는 이렇게 금융권 대표 등 100여명이 모여 이런 토론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인 날이라는 말도 나온다"면서 "앞으로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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