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위한 금산분리 완화, 찬반의견 '분분'
금산분리 4→20%로 규제 완화카드 '만지작'
기업 사금고화 등 부작용 vs 대기업 견제장치 마련해 보완 가능
2015-01-20 17:37:56 2015-01-20 17:37:56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금융당국이 산업자본이 금융회사 지분참여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정책이 국내 핀테크(Fin-Tech) 산업 육성에 역행한다는 판단 아래 규제 완화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금산분리 규제완화는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리는 해묵은 논쟁거리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여러가지 규제 완화 수단 중 하나로 금산분리 문제를 언급만 해놓고 여론을 살핀 뒤 나중에 한 발 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금융당국 등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한도를 현행 4%에서 20%로 대폭 완화하되, 대기업 집단에 대해서는 참여를 허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방침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찬반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는 금융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CP)을 무리하게 팔면서 발생한 동양사태 등과 같은 금융사고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가 있었음에도 일부에서는 출자자 여신한도 위반 등의 문제가 계속 일어났다"면서 "이는 자금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동일인에 의해 지배될 때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허용을 위해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대신 대기업에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과 관련해 "사금고화 등의 문제는 반드시 재벌이나 대기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면서 "소규모 IT 등의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만을 위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기에는 부작용과 폐해가 클 뿐만 아니라 대기업을 배제하더라도 다른 관련 기업들에서 이를 자금조달 창구로 악용할 가능성을 온전히 차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글로벌 핀테크 육성 흐름에 발 맞추기 위해선 금산분리 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대기업이 은행을 지배해 사금고화 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금산분리 완화가 필요한데, 대기업에 대한 규제 장치는 따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처음에는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에 이를 허용해 주는 등 당국 차원에서 세부적인 규제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국내 안착 취지에 맞게 하려면 제한적인 완화를 통해 대기업의 사금고 난립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도 "금산분리 취지가 틀리다거나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금산분리라는 벽때문에 가능성있는 업체들이 진입조차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대 흐름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는 사회적 합의 뿐 아니라 여야간 이견이 큰 사안으로 국회 통과 자체가 쉽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안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산분리라는 이슈를 던져놓기만 하고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간보기만 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추진 의지조차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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