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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투자 '유망주' 판교·상암 뚜껑 열어보니..
대규모 업무지구 배후수요에도 수익률 '애걔~'
전문가 "투자할 땐 아무도 믿지 마라"
2015-01-21 09:00:00 2015-01-21 09:00:00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기업체들이 밀집해 수익형 부동산 투자 유망지로 꼽혔던 판교와 상암 오피스텔 시장이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월세 시세는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분양가가 높아 수익률 저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판교 테크노밸리·상암DMC 호재에도 수익률 '기대 이하'
 
20일 판교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새로 입주를 시작한 오피스텔들의 임대수익률이 3%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교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1443실의 오피스텔이 입주를 진행 중이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다.
 
판교 오피스텔의 배후수요로 꼽히는 66만㎡ 규모의 판교테크노밸리는 현재 삼성테크윈(012450), SK케미칼(006120), 안랩(053800), NHN엔터테인먼트(181710), 엔씨소프트(036570), 포스코(005490)ICT, 넥슨 등 다양한 기업체가 입주해 있고, 연내 최소 10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해 상주 인원만 3만6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하철 신분당선 개통으로 인한 강남 접근성 등 입지적 강점이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 왔다.
 
하지만 분양가가 다소 높게 책정된 까닭에 월세를 웬만큼 받아도 수익률을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실제로 판교 일대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20~22㎡의 초소형이 아닌 이상 분양가가 대부분 2억원을 웃돈다. 초소형 타입도 분양가가 1억8000만~2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분양 관계자는 "임대를 놓을 만한 소형 오피스텔 분양가가 2억원을 훌쩍 넘는데, 이 정도면 강남 오피스텔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사실 판교역 인근이 아파트든 오피스텔이든 분양가 자체가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오피스텔 분양 당시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9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봤지만, 현재는 월세 시세가 55만원 부터 시작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1억8000만원 짜리를 분양받았다 하더라도 단순 계산으로만 3%대의 수익률이 나오는 데다, 물건에 따라서는 단순 수익률이 3%도 채 안 되는 급매물도 있다. 여기에 세금 등 기타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암DMC 개발로 또 하나의 유망 지역으로 떠오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57만㎡ 부지에 연말까지 첨단 디지털미디어 엔터테인먼트(M&E)클러스터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암DMC는 MBC, SBS(034120), YTN(040300) 등 방송사 35곳을 비롯해 통신,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교육연구 등의 관련기업 총 409곳이 입주했으며, 종사자수는 약 3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곳에는 내년까지 1135실의 오피스텔이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곳 역시 당초 예상 임대수익률인 7%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일대에서 가장 저렴한 1억4000만원 짜리 오피스텔을 매입한다고 했을 때, 현재 월세 시세인 보증금 1000만원에 월 50만원으로 임대를 놓는다면 단순 수익률이 4%대에 불과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제 입주를 시작해 시세보다 월세가 조금 저렴한 편"이라며 "입주 기간이 지나면 월세가 조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오피스텔 투자, 내가 계산한 수익률이 '진짜'
 
결국 아무리 입지가 좋고 배후수요가 탄탄하다고 해도 수익이 항상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이 도출될 수밖에 없다.
 
취득세나 재산세, 대출 이자 등 지출 비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소위 '광고 수익률'만 믿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투입자금 역시 자신이 매입한 가격과 담보대출과 임차 보증금 등의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광고에서 제시하는 수익률이 아닌 자신이 직접 계산한 수익률을 믿어야 한다"며 "특히 재산세, 대출이자, 수선비, 중개보수, 취득세 등 지출 비용을 고려해 계산한 수익률이 연 5~6% 이상은 돼야 공실 등 위험요소가 발생해도 장기적으로 연 4% 이상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오피스텔 수익률 계산 산식 상세 (자료=부동산114)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분양 광고에서 말하는 월세 시세는 그 일대에서 월세가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통 한 지역에 오피스텔이 공급될 때는 그곳의 개발 호재나 발전 가능성을 보고 동시에 많은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나중에 입주 시기가 되면 월세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오피스텔은 비슷한 면적이라도 타입별로 분양가가 상이하게 공급되지만, 나중에 월세 매물이 나올 때는 같은 가격으로 나오기 때문에 같은 오피스텔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물건을 매입하면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굳이 새 오피스텔에 집착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갈수록 오르고 있지만, 월세 시세는 신규 오피스텔과 오래된 오피스텔의 차이가 크지 않아서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같은 지역에 새로 공급된 오피스텔과 기존에 있던 오피스텔의 매매가격 차이는 클 수 있어도 월세는 비슷한 수준으로 받는다"며 "투자금을 줄여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준공된 지 몇 년 지난 오피스텔을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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