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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 이정협, 슈틸리케가 직접 만든 '돌파구'
2015-01-17 21:12:10 2015-01-17 21:12:10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군대에서 깜짝 발탁된 이정협(24·상주상무)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다시 한 번 부응했다.
 
이동국(전북현대)과 김신욱(울산현대)의 부상 공백으로 '공격수 부재'에 시달리던 슈틸리케 감독이 무명이었던 이정협을 발탁해 스스로 돌파구를 마련한 모양새다.
 
이정협은 17일 저녁(이하 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 경기장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전반 32분 대표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이근호(엘자이시)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낮게 깔아주자 쇄도하던 이정협은 몸을 날려 발을 갖다 대 득점했다.
 
남은 시간 동안 이정협의 골을 지켜내는 데 주력한 대표팀은 아시안컵 A조 1위를 차지하며 8강에 안착했다.
 
◇축구대표팀의 이정협. ⓒNews1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K리그를 유심히 보는 팬들이 아닌 이상 이름조차 몰랐던 이정협이 대표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K리그 현장을 발로 뛰어 아시안컵 직전 발굴한 새 얼굴이다. 상주의 박항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 또한 이정협의 대표팀 발탁에 깜짝 놀랐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그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숭실대를 졸업한 이정협은 2013년 부산아이파크에 입단하며 프로 선수가 됐다. 스스로도 대표팀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 이정협은 지난해 일찌감치 입대해 선수생활을 이어가려 했다.
 
지난 2시즌 동안 이정협은 K리그에서 대부분 교체로 나섰다. 기록만 살펴봐도 52경기 출전해 6골이 전부일 정도로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한 뒤 K리그 경기장을 찾으면서 이정협을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축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슈틸리케 감독이 상주 경기를 많이 본다"는 말이 떠돌았는데 결과적으로 사실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관측은 결국 지난해 12월10일 축구대표팀의 제주 전지훈련 명단 발표에서 이정협이란 이름이 불리면서 사실로 확인됐다.
 
이정협은 호주 아시안컵을 대비한 이 훈련에서 사상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이전까지 연령별 청소년 대표팀이나 그 어떤 대표급 팀에도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던 이정협이 순식간에 큰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이정협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쏟아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다섯 번을 지켜본 선수다. 경기당 25분 정도를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선발했다"며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 이정협은 자신의 대표팀 첫 경기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열린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7분 교체 투입돼 김창수(가시와레이솔)의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차전(오만·쿠웨이트전)에서 교체 투입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이정협은 자신의 A매치 첫 선발 출전인 이날 호주전에서 다시 한 번 골을 기록하며 '슈틸리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득점 이후 포옹하는 이정협과 울리 슈틸리케 감독.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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