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폐업 앞당긴 80년대 노사분규.."민주화운동 아냐"
2015-01-18 06:00:00 2015-01-18 06:00:00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1980년대 초 신군부의 노동운동 탄압이 극에 달하던 시절, 경영난에 빠진 회사와 투쟁하는 과정에서 폐업을 앞당겨서 해고된 노동자를 민주화운동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는 18일 박모씨 등 5명이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낸 명예회복 및 보상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외신 보도와 주한미국대사관 보도자료를 보면, 회사는 적자누적, 본사의 수지 악화 등을 이유로 공장 폐쇄를 예정하고 있다가 노사분규로 폐업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도 '외국계인 회사가 한국공장에서 철수를 예정하고 있다가 노사 분규로 철수 시기를 앞당기게 됐다'고 보고 있다"며 "회사가 노조활동을 봉쇄하려고 폐업을 단행하고,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을 위장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경영 악화로 이미 폐업을 계획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노사 분규로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정부가 폐업에 관여하거나 폐업시기를 앞당겼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안기부와 노동부는 해고노동자 리스트를 작성해 재취업 등을 방해했으나,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다는 사실 외에 명단을 직접 확인할 수 없어 원고들이 이 때문에 해고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컴퓨터 부품을 제조하던 다국적기업 콘트롤데이타코리아는 1981년 12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절하고 노동부에 쟁의발생을 신고해 중재를 요청했다. 당시는 신군부가 사회정화사업 명목으로 노동조합 대한 탄압 강도를 높일 때였다.
 
노조는 회사의 조치에 반발하고 1982년 2월부터 3일간 태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작업량 25%가 줄었다. 회사 측은 노조 간부 6명을 해고하고 노동부와 안기부에 보고했다.
 
노조는 해고노동자 6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과 철야투쟁에 들어갔다. 노조원들은 노동부장관 면담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박씨 등 3명이 즉결심판에 넘어가 처벌을 받았다. 박씨 등은 회사가 1982년 7월 문을 닫는 바람에 해고됐다.
 
박씨 등은 2011년 10월 위원회에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해직된 점을 인정하라고 신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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