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포로,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북송돼 숨져..국가배상 책임
"국가는 국군포로 국내로 송환할 의무 있어"
"국군포로 중국공안 체포시 송환노력했어야"
2015-01-15 16:50:35 2015-01-15 16:50:35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탈북한 국군포로가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해 북송된 후 숨을 거둔 데 대해 법원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국가는 소멸시효가 지나 유족에게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7부(재판장 홍동기 부장)는 15일 국군포로 고(故) 한만택씨의 유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억원을 지급하라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인이 생전에 탈북해 중국 공안에 체포·구속돼 강제로 북송될 위기에 처해 생명과 신체에 대한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이 발생했다"며 "국가는 고인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 국내로 송환할 의무를 진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방부는 고인의 탈북소식을 파악한 이상 외교통상부와 재외공관을 통해 적절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체없이 외교부에 협조를 요청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는 고인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이후 중국 외교부에 국군포로라는 점을 알리고 고인의 석방과 관련해 신속하고 철처한 처리를 요청하는 한편 불법 조치에 엄중하게 항의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의 의무위반으로 고인이 북송돼 가혹한 고문을 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돼 사망한 것"이라며 "고인의 탈북과 국내송환을 계획하고 추진한 가족들인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유족들은 2012년 신문을 통해 고인이 사망한 보도를 접해 그때까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고인이 탈북한 뒤 5년이 지나 소송을 낸 유족들의 청구는 소멸시효가 지났다는 국가의 주장을 기각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6·25전쟁이라는 국가적 위반의 시기에 국가존립을 지키고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된 국군포로를 송환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지 도리이며 인권의 회복"이라며 "국가기관의 과실로 50년 넘게 염원한 고인의 귀환과 가족상봉이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렵게 탈북한 고인은 북송돼 결국 사망했고, 국가기관 불법행위의 중대성과 가족들이 탈북과 송환을 위해 들인 노력의 정도를 고려해 위자료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사망한 줄 알았던 한만택씨의 생존사실을 2004년 11월 알게 됐다. 한씨는 가족과 만나고자 같은해 12월 탈북했고 곧장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가족들은 이 사실을 국방부와 외교부에 알렸다.
 
그러나 주중 외교부 영사는 중국 공안에 억류된 한씨를 방문하거나 면담하지조차 않았다. 그 사이 북송된 한씨는 국가안전보위부에서 고문을 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
 
가족들은 2012년 언론보도를 통해서 한씨가 2009년 9월 사망한 사실을 안 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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