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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사이버테러 코앞..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라 몸만 바쁜 정부
2014-12-24 17:46:20 2014-12-24 17:46:21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탈핵을 주장하며 한국수력원자력을 해킹한 자칭 '원전반대그룹'이 고리 원전1·3호기 등 노후원전의 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비상 상황반을 가동해 72시간 비상 대비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안전하다'고만 강조하는 원론적인 대응으로 일관할 뿐 딱 부러진 대책은 못 내놨다.
 
24일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내일로 예정된 해커의 원전 사이버테러에 대해 "원전 내부망은 업무망과 제어망으로 분리돼 폐쇄적으로 운영되므로 해킹으로 파괴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장처럼 해커가 원전 내부망에 악성코드를 심거나 파이어세일(국가 기반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리스트의 체계적인 공격)은 절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도 차관은 이어 "원전이 과거에 고장으로 중지됐지만 어떤 경우라도 원전은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정부가 원전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실히 갖췄고 며칠 동안 모의훈련 통해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산업부와 한수원이 서울 강남구 한수원 본사에 한수원 발전처와 엔지니어링본부 직원들로 구성한 비상 상황반을 꾸려 24시간 비상대기에 돌입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는 지금까지 해커의 보인 악의적인 수법에 대해 '국민을 호도한다'며 비판했다.
 
이날 브리핑에 동석한 정동희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해커는 조금씩 자료를 공개하면서 국민들에게 자료가 계속 유출된 것처럼 느끼도록 만든다"며 "지금까지 5번 공개됐지만 모두 한번 유출된 자료를 5차례 나눠 공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해커가 크리스마스에 한수원 원전을 공격하겠다고 예고한 하루 전까지도 그의 정체는 물론 한수원 사이버테러에 대한 목적과 노후원전을 목표로 삼은 이유 등도 규명하지 못했으면서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대응책만 꺼내놓는 모습이다.
 
문 차관은 사이버공격과 관련된 각종 상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해커가 악의적으로 모든 것을 다 뚫고 공격한다고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 역량을 키우고 보안 투자 통해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담당자의 보안의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전반대그룹은 한수원 내부망을 해킹해 지난 15일부터 현재까지 5차례에 걸쳐 고리·월성 원전 제어프로그램 해설서와 배관설치도, 원자로 냉각시스템 설계도, 비밀 세부지침, 한수원 전·현직 직원의 신상명세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으며, "고리 원전1·3호기와 월성 원전2호기 등을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사진=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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