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도세예프, 러시아 음악의 깊이를 전하다
22일 예술의전당서 내한공연
입력 : 2014-11-23 17:28:20 수정 : 2014-11-23 17:28:20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와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의 서울 공연이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페도세예프는 82세라는 고령의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열정적으로 지휘에 나서며 러시아 음악 특유의 깊이와 중후함을 유감 없이 펼쳐보였다.
 
토마토TV 개국 12주년 기념 특별음악회 '명품클래식으로의 초대'라는 제목 아래 개최된 이날 공연은 먼저 글린카의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으로 시작했다. 부드러움에서 단단함을 자유로이 오가는 현의 소리는 이어 연주될 주요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1부 두번째 곡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1번 '겨울날의 환상'이었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중 상대적으로 드물게 연주되는 곡으로,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의 정식 명칭인 '모스크바 방송 차이콥스키 교향악단'과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이 교향악단은 1993년 러시아 정부와 차이콥스키 협회로부터 차이콥스키 음악에 대한 뛰어난 해석과 열정적 활동을 인정 받아 수여받은 바 있다.
 
섬세한 긴장감을 담고 시작된 음악은 시간이 갈수록 소리를 켜켜이 쌓으면서 집중도를 높였다. 특히 2악장에서 현악기의 신중함이 돋보였다. 페도세예프는 리듬감과 우아함 모두 놓치지 않으며 무난한 연주를 이끌어갔다.
 
휴식 후 2부에서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혁명'을 선보였다. 이 곡은 스탈린 압제에 대한 예술가의 저항의식 혹은 체제에 비위를 맞추면서도 갈등하고 은밀하게 반항하는 이중성을 담고 있는 곡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조명 아래 연주된 이 공연의 1악장에서는 초반 날카로운 현과 중후한 호른의 묘한 어우러짐이 단연 돋보였다. 이후 발전부에서 피아노, 작은북, 심벌, 팀파니, 실로폰 등이 더해지면서 다소 격앙된 분위기로 단번에 전환해내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2악장에서는 뒷쪽 정면에 배치한 콘트라베이스가 첼로와 함께 선보이는 강렬한 보잉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이어 수석 바이올리니스트와 플루티스트를 시작으로 각기 다른 악기가 쌍을 이뤄 주제를 반복하면서 변주의 재미를 선사했다.
 
다시 차분한 분위기로 돌아간 3악장의 경우 서서히 고조되는 불협화음적인 선율이 서정적으로 흐르는 가운데 비장함과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행진곡 풍의 4악장은 팀파니와 큰북의 인상적인 타격으로 장쾌한 끝을 맺었다.
 
페도세예프와 모스크바 방송교향악단이 이날 소개한 음악은 정통적 해석을 기반으로 한 러시아 클래식 음악이었다.
 
특히 효과적인 완급 조절을 통해 극적 흐름을 빚어내 관객들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공연 후 페도세예프와 교향악단은 앙코르 곡으로 스비리도프 '눈보라' 중 왈츠의 메아리와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중 스페인 춤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사진제공=아르떼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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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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