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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ITU 전권회의, 외형·실리 두 마리 토끼 잡았다
표준화총국장·주도 의제 채택 '쾌거'..7일 폐막식
2014-11-06 18:14:41 2014-11-06 18:14:51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부산 벡스코에서 3주간 열린 '2014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가 7일 폐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선거와 의제 결의 채택 등 목표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ICT 리더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TU 전권회의는 글로벌 ICT 주요 현안과 미래 정책방향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총회로, 아태지역에서는 20년 만에 우리나라 부산에서 개최됐으며 4년을 주기로 대륙별 순환 개최된다.
 
지난 10월20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 '2014 ITU 전권회의'는 중국, 러시아, 호주, 일본의 ICT 장·차관 등 170여개국 3000여명이 참가해 역대 최고 규모를 자랑했다. 본회의, 분과회의, 특별작업반 회의 등을 포함해 총 800여회 회의가 열렸고, 휴일 없이 총 19일간 열띤 논쟁을 거쳐 최종 50여개 이상의 결의를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표준화총국장·7선 이사국·주도 의제 결의 채택.."목표 달성"
 
부산 ITU 전권회의의 최대 성과로는 'ITU 표준화총국장 진출'이 꼽힌다.
 
표준화총국장 진출은 ITU 가입 60여년 만에 유치한 전권회의에서 정부가 가장 야심차게 추진한 과제로, 미래부는 외교부 및 제네바대표부 등 재외공관과 긴밀하게 협업해 ITU 회원국을 상대로 선거 지지교섭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재섭 카이스트 연구위원이 국내 최초로 표준화총국장직에 선출됐으며, 터키·튀니지·한국의 3자 경쟁구도에서 과반을 넘는 87표를 얻어냈다.
 
표준화총국장은 ITU 표준화 업무를 총괄하고 차세대 정보통신 및 인터넷 정책 등 ICT 글로벌 표준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을 갖고 있는 요직이다. 정부는 이번 ITU 고위직 진출을 우리나라의 글로벌 ICT 리더십이 인정받게 된 계기로 삼으며 향후 국내 기술과 산업이 세계를 주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우리나라는 지난 1989년 ITU 이사국(임기 4년)에 처음 선출된 이후 이번 전권회의에서도 이사국에 당선되며 '7선 이사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미래부는 "전권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 이사회 논의를 통해 구체적으로 수립되는 만큼 7선 이사국 피선은 글로벌 ICT 정책 주도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권회의 개최국으로서 한국이 주도한 핵심 의제가 모두 본회의 결의로 채택된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우리나라는 '사물인터넷(IoT) 촉진'과 'ICT 융합' 의제를 전략적으로 발굴해 아태지역 회원국 지지를 얻어 공동결의로 전권회의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 3일 결의로 채택된 '사물인터넷 촉진' 의제는 ITU 차원에서 채택한 최초의 사물인터넷 관련 결의이며, 이를 계기로 사물인터넷이 ICT 산업의 주류 의제로 부상하고 관련 기술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CT 융합' 의제로서 지난 5일 결의 채택된 'ICT 애플리케이션의 확산·이용을 위한 환경 조성'은 ICT를 기반으로 경제·사회 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자는 취지로, 특히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에도 부합한다고 미래부는 밝혔다.
 
아울러 '커넥트(Connect) 2020' 비전은 한국이 제안하고 14개국이 공동 발의한 신규 결의로서 ▲성장 ▲포용성 ▲지속성 ▲혁신·협력 등 4가지 가치 아래 ICT로 연결된 정보사회 구축을 목표로 하며, 우리나라의 의제 주도 영향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가 주도한 의제 외에도 현안의 중요성을 반영해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ICT를 통한 대응 지원을 촉구하는 결의도 이번 전권회의에서 채택됐다.
 
◇이재섭 연구위원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ITU 표준화총국장 당선을 축하하고 있다.(사진=미래창조과학부)
 
◇특별행사·회의 운영 만족도 높아.."직접생산유발만 1300억 가치 창출"
 
이번 ITU 전권회의는 전세계 정책 리더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특별행사도 함께 열렸다.
 
특히 첫 주에 개최된 국내 최대 ICT 전시회 'World IT Show(WIS)'와 '수출 상담회'를 통해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3억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거뒀으며, 현장에서 3000만달러 수준의 수출계약도 성사됐다.
 
또 '글로벌 ICT 프리미어 포럼'과 '5G 글로벌 서밋' 등의 행사를 통해 창조경제, 차세대 네트워크 등의 ICT 화두를 국내외 정부·기업·학계 저명인사들과 조명해볼 수 있었다.
 
3주간의 전권회의 기간 우리나라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안정된 행사 운영으로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행사장에는 2000명, 4000개의 디바이스가 동시접속할 수 있는 페이퍼리스(Paperless) 디지털 환경이 구축됐으며, 국내 기업들의 협업을 통해 100% 국산 장비로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회의정보와 숙박·교통 등 편의시설 안내를 위한 모바일앱 배포, 장애인 참가자를 배려한 환경 조성, 동시 진행 회의들의 원활한 조정 등 체계적이고 생산적인 행사 운영이 이루어져 향후 국제무대 진출을 위한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 ITU 전권회의는 투입 대비 효과가 매우 큰 행사로 평가된다. 직접생산유발 효과만 고려해도 1300억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며 ICT 강국 브랜드 홍보효과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7일 오후 4시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개최되는 폐회식에는 최양희 미래부장관과 하마둔 뚜레 ITU 사무총장을 비롯해 훌린 짜오 차기 사무총장 당선자, 회원국 정부대표단 등이 참석한다. 전권회의에서 통과된 결의에 대한 회원국 대표들의 서명식, 미래부 장관의 ITU 고위선출직에 대한 감사패 전달, 지난 3주간의 하이라이트 영상 상영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SK텔레콤 WIS 전시장 부스 전면(사진=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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