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면 갤럭시 시리즈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스마트폰보다는 반도체가 다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품목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을 보면 그동안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 사업이 높은 이익을 기록했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부품, 반도체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늘 매출액 47조4473억원, 영업이익 4조605억원의 3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전 분기에 비해 매출은 9%, 영업이익은 44% 가량 감소했습니다.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던 지난 3분기와 비교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60%씩 급감하며 최근 4년내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실적하락도 하락이지만 무엇보다 사업부간 뒤바뀐 처지가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의 75% 가량을 차지하던 최근 3년동안 사업을 이끌었던 IM부문의 실적은 크게 떨어진 반면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분이 호실적을 거두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삼성전자 IM부분은 3분기 1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2분기 이후 3년여 만입니다. IM부문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영업이익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3분기부터 매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나들던 IM 부문은 2012년에 접어들며 4조원대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6조7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름에 따라 조금씩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분기에는 삼성전자의 최고 경쟁사인 애플이 여전히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견고함을 유지한 반면 삼성의 갤럭시는 크게 힘이 떨어졌다는 점이 아프게 작용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샤오미, 화웨이 등이 신흥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휩쓸며 삼성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평균판매단가 또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DS 사업은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9조8900억원, 영업이익 2조26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메모리 사업부 영업이익만 따로 집계하면3조원 초반정도로 보이는데요. 디스플레이 부문과 합친 영업이익은 총 2조3300억원으로 부품사업이 완제품 사업보다 5300억원이나 많은 표정관리가 난감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시스템LSI 사업부의 전분기 대비 늘어난 적자규모를 끌어안고도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로 보입니다.
사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IM부문이 급부상하기 전까지만 해도 명실공히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이자 대표적인 캐시카우였습니다.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반도체 부문은 분기마다 2~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IM 부문보다 3배에서 4배 높은 수준의 비중을 차지했었습니다.
때문에 이처럼 다시 한 번 뒤바뀐 양 사업부의 상황을 보고 삼성전자의 실적이 3년전으로 돌아갔다며 비판을 하는가 하면 탄탄한 포트폴리오로 한 쪽 사업부의 부진을 다른 사업부가 메꿔주는 구조라고 높게 평가하는 등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4분기로 향하고 있는데요 4분기 역시 낙관하기는 힘들어보입니다. 실적 반전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IM부문이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모습이기 때문인데요. 연말 성수기를 맞아 스마트폰과 태블릿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업체간 경쟁 역시 심화될 전망입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노트엣지 등 전략 신제품을 잇달아 발표했지만 아이폰6 출시와 함께 프리미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우려는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또 보급형 갤럭시 라인업이 중국 화웨이나 샤오미 등의 저가 공세를 얼마나 막아낼 지도 미지숩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업황 호조가 이어지면서 4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부담이 되고 있는 시스템LSI는 내년 1분기에나 본격적인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이상 뉴스토마토 정기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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