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2014국감)"초중고 교과서, 원자력 안정성 비판 수정돼"
유은혜 의원 "원자력문화재단 요구 20% 이상 수용"
2014-10-27 11:56:44 2014-10-27 12:02:39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 관련 단체의 요구로 초·중·고 교과서 속 원자력 발전에 관한 비판적 기술이 수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문위 소속 새정치연합 유은혜 의원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원자력 홍보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원자력문화재단이 최근 4년간 교과서 수정·보완을 요구한 내용 중 20% 이상이 수용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재단 측이 요구한 내용의 상당수는 원자력은 친환경 에너지이며 원전은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는 주장을 홍보하는 것으로, 교과서 수정은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모두 망라해 사회, 경제, 경제지리, 사회문화, 물리, 화학, 기술가정, 환경 등의 과목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교학사 화학Ⅰ 고2' 교재에서는 '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이 '오염 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높이고 신·재생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수정됐다.
 
'교학사 화학Ⅱ 고3' 교재에서는 '현재는 원자 폭탄의 원리를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가 '현재는 원자력을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로 바뀌며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 기술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확산되고 있는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사회적 흐름과는 동떨어진 내용을 싣고 있고 원전의 위험성을 축소하거나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교과서 총 16곳에서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자력 발전은 그린피스 등 대부분의 환경운동단체들이 가장 경계하는 발전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해야 할 교과서가 원전에 대해 일방적이고 막연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활용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교육부가 특정 단체의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교과서의 수정 보완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문화재단 측의 교과서 수정 요구로 변경된 원자력 발전 관련 교과서 내용 (자료=유은혜 의원실 제공)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