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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국감)국정감사 마무리 수순..뜨거웠던 주요 이슈는
2014-10-24 17:18:23 2014-10-24 17:18:23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지난 7일 시작된 국정감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당초 여야 합의에 따라 분리국감으로 실시될 예정이었던 올해 국정감사는 세월호특별법 협상 난항의 여파로 지난달 30일, 이달 7일부터 20일간 진행되는 '원샷국감'으로 결론났다.
 
어렵사리 일정을 확정한 올해 국정감사는 카카오톡 감청 논란,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으로 시작해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및 휴대전화 시장 혼란, 군 관련 비리, 판교 환풍구 사고, 김성주 한국적십자사 총재 국감 불출석 이슈로 마무리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감 초반..카카오톡 감청·사이버 망명 논란 증폭
 
국감 초반은 검찰의 카카오톡 등 개인 메신저 감청 논란으로 뜨거웠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적인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발언한 이틀 뒤 검찰이 안행부, 미래부 등 관련 부처 및 산하기관과 다음카카오·네이버·SK 커뮤니케이션즈 등 민간기업과 대책회의를 가졌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시작됐다.
 
이어 이달 1일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 주도 혐의로 재판 중인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가 기자회견을 통해 검찰이 자신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압수수색 받았다고 밝히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외국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으로의 '사이버 망명'이 화제가 됐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국정감사 대비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개인 메신저 감청 문제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별렀다.  
 
검찰의 감청영장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다음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결국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감청영장 불응 방침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기도 했다.
 
특히 법사위 소속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 등은 검찰이 미래시점의 통신 내용이 아닌 과거 며칠간의 통신 내용에 대해 '감청영장'으로 자료 제출을 요청한 것은 위법이라며 법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과 제2차 고위급 접촉, 5·24 조치 해제 등 북한 관련 이슈도 국감 초반 주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환노위에서는 기업인 증인에 채택에 대한 여야 간 입장차로 파행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감 중반..단통법 시행 후폭풍 도마 위에
 
국감 중반에는 단통법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국회 미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14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통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부담이 절감은커녕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하고 개정안 발의 등 후속 입법 조치에 들어갔다.
 
여야 의원들은 '제조사·이통사 보조금 분리 공시 의무화' 같은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며 미래부와 방통위 등 피감 기관을 질타했지만, 단통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장본인들이라는 점에서 머쓱한 상황이 연출됐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안전 장치를 마련하지 못 한 단말기 유통법의 국회 통과 동의 결정에 국민들께 겸허히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미방위 야당 간사인 우상호 의원을 중심으로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국회의원모임을 조직하고 시민 단체와 함께 '기본요금 폐지' 운동 등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으로 인한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여야 간 공방도 뜨거웠다.
 
재정적자를 동반하는 확장적 경기 부양책,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 문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 배경 등에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면서 막대한 빚을 내고 정부와 가계, 기업을 총동원해 인위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여당에서도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새정치연합은 부채에 기반을 둔 경제 활성화 정책이 아닌 가계소득증가중심의 경제정책 기조로 전환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국감 후반..판교 환풍구 사고로 안전 문제 부각
 
국감 후반부에 접어든 3주차에는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국회 안행위는 지난 22일 경기도 국감에서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상대로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고가 난 행사의 주최 단체를 따지면서는 여당은 야당 지자체장이 있는 성남시에, 야당에서는 여당 지자체장이 있는 경기도에 책임을 더 크게 물으며 정쟁으로 흐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에서는 통영함 등 방사청의 납품비리 문제가 집중 추궁되며 군피아 문제가 불거졌다.
 
또, 지난 23일에는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김성주 총재가 중국에서 열리는 아태지역 적십자회의 참석 관계로 국감에 불출석하면서 김 총재에 대한 동행명령장이 의결되기도 했다.
 
김 총재는 복지위와의 국감 출석 조율 과정에서 국감 출석을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질타를 받고 야당으로부터는 '국감 뺑소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덜컥 시작한 국감..'한방'보다는 '생활밀착형' 이슈
 
여야는 지난 6월, 8월 26일과 10월 1일을 기점으로 각각 10일씩 국감을 진행하기로 하고 관련 법인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규칙을 재개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세월호특별법 제정이 국회 정상화의 선결 조건이 되면서 국감 일정이 불투명해졌고, 결국 지난달 30일 여야 원내지도부가 세월호특별법 처리에 관한 원칙과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하면서 지난 7일부터 국감이 덜컥 시작됐다. 
 
당초 8월부터 국감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한참 전부터 국감 자료를 준비해왔지만, 기약 없이 일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맥이 빠졌다는 우려가 다수 제기됐다.
 
16년째 국회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하고 결과 보고서를 펴내고있는 국정감사NGO모니터링 단은 지난 17일 국감 중간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C+' 점수를 매겼다.
 
모니터링단은 그러면서 결과 보고서에서 "주요한 이슈나 스타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정책 실패나 부패, 비리 사건 폭로같이 굵직굵직한 '한방'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통법이나 환풍구 안전 사고 이슈는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이슈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상시적으로 정책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굳이 국정감사까지 기다리지 않는 측면이 있다. 생활밀착형 이슈들이 앞으로 더 부각될 것 같고 그에 따라 국감을 바라보는 시선도 새롭게 정립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국회 대부분 상임위에서 종합감사를 실시하며 국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7일로 국정감사가 공식 종료되는 가운데 국회 운영위는 28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실, 정보위는 국정원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난 7일 피감기관 소속 직원들이 국정감사를 지켜보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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