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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내수 점유율 이상현상..짬짜미인가, G3효과인가
2014-10-21 17:33:53 2014-10-21 17:33:53
◇(사진=각 사)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LG전자(066570) 스마트폰이 국내시장에서 역대 최고치 점유율을 기록하며 모처럼 자존심을 회복한 가운데, 때 아닌 짬짜미 논란에 휩싸이며 뒷맛을 개운치 않게 하고 있다. 이동통신 계열사인 LG유플러스(032640)의 보이지 않는 도움이 있었기에 이 같은 점유율 급상승이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LG유플러스가 올해 상반기 구입한 스마트폰 절반이 LG전자 제품이며, 이로 인해 2분기 LG전자의 국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분석한 LG유플러스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LG전자 간 전체 거래액은 5787여억원으로, 같은 기간 LG유플러가 상품구입 원가로 지출한 1조2451억원의 46.5%에 해당한다. 김 의원은 "LG 휴대폰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지난 4월 10%대에서 5월 이후 22%로 급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이 같은 과다한 내부거래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LG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을 끌어올린 1등공신은 단연 G3로 꼽힌다. G3는 2분기 국내 출시 이후 완성도 높은 역작이라는 평가 속에 매일 2만여대를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하며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G3 효과가 적극 반영된 지난 7월 LG전자의 국내 모바일 시장점유율은 29.9%를 기록했다. G3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으로, 그간 G 시리즈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반면 G3의 호조는 인정하지만, G3 효과만으로 4월 10%대에서 5월 22%대로 10% 가량 껑충 뛴 LG전자의 점유율 급상승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5월말 출시된 G3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은 6월 이후로 시의성과도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 김 의원이 계열사인 'LG전자-LG유플러스' 사이의 짬짜미 의혹을 제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SA)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1450만대로 집계됐다. 이중 국내 비중은 약 8%로, LG전자의 2분기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116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증권가·업계 추정 G3 판매량 50만대와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총 판매량이 527만대 규모인 점을 감안했을 때 LG전자의 7월 점유율이 30%대에 육박하는 것은 설명이 충분히 된다. 하지만 별 다른 동력 없이 점유율이 급증한 2분기 중반에 대한 의혹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이동통신 3사의 영업정지 기간이었던 지난 3월에서 5월 사이 LG유플러스가 계열사 구매 비중을 의도적으로 늘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과거에도 LG전자 단말기 판매를 지원한 전력이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LG '옵티머스G프로'의 누적 판매량은 총 31만대. 이중 LG유플러스에 판매된 물량이 절반인 16만대였다. 국내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20% 남짓인 LG유플러스가 특정 제조사의 단말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구입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 이번 김 의원이 제기한 의혹한 유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통업계 관계자는 "구입을 원하는 단말기의 유무가 이통사 선택의 주요 요소로 작용하는 시장 구조상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제조자의 제품을 절반이나 구입하는 건 분명 일반적이지는 않은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임원급 인사들은 지주사에서 근무하기도 하고 계열사를 옮겨다니기도 하니 어느 정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며 "같은 계열사인 LG전자와 LG유플러스의 관계는 아무래도 다른 '제조사-통신사' 관계보다는 끈끈할 수밖에 없다. 이는 필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섣불리 '계열사간 밀어주기'로 단정지을 수만은 없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지난 2분기에는 국내 스마트폰 3위 업체이자 LG전자의 경쟁사인 팬택이 2차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정상적인 단말기 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팬택의 점유율을 나눠가져간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또 해당 기간 이통 3사가 번갈아가며 45일의 영업정지에 돌입한 부분도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이번 밀어주기 논란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제조사와 통신사 간 통상적인 거래관계"라고 일축했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로부터 구입하는 상품 중 모바일 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긴 하지만 90%가 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셋탑이나 가정용 전화기 등 전 제품이 총 망라된 비용이라 김 의원의 주장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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