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가 분석하고 전망한 글로벌 뉴스입니다. 한 주 동안의 핵심 글로벌 이슈를 총 정리해 보여드립니다.>
이번주 지구촌은 이슬람국가(IS) 때리기로 떠들썩했다. 중동, 유럽 등 세계 곳곳에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미국의 'IS 소탕 작전' 판이 전 세계로 확대된 것. 이런 가운데 일부 국가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짙어졌다. 실제로 주변국들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의 경기 침체가 중심국인 독일로까지 확산됐고, 일본에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조짐이 나타났다. '세계의 공장' 중국만이 제조업 지표의 깜짝 반등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미국
▶미국, 시리아 IS 공습 개시..아랍 5개국 '혈맹' 과시
미국과 일부 동맹국이 오바마 행정부의 'IS 격퇴 전략'에 따라 시리아 IS를 상대로 한 공습을 지난 22일 개시했다. IS의 군사기지와 자금줄인 정유시설 등에 집중적으로 타격이 가해졌다. 시리아 공습에는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아랍 5개국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중동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만큼 이들의 참여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시리아 공습이 '3차 중동 전쟁'의 문을 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럽 우방 국가들의 지원도 가시화되고 있다. 프랑스·네덜란드에 이어 영국까지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 IS와의 전쟁이 더 이상 미국 혼자 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 한층 더 명백해졌다.
◇미국과 아랍5개국의 공습으로 시리아 일부 지역이 페허로 변했다.(사진=로이터통신)
▶美 재무부, 조세회피용 M&A 규제책 발표
미국 재무부가 지난 22일 '인버전'(납세지 변경)으로 불리는 조세 회피 수단을 차단키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성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조세회피성 해외 인수합병(M&A) 시도에 제동을 건 것. 향후 대기업들의 M&A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제약업체를 필두로 한 해외 M&A 추진 기업들의 주가가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M&A 시장에 큰 변화를 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재무부가 조세 회피를 막을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지 의문이 든다"고 분석했다.
▶콧대 꺾인 애플, 신제품 품질 논란에 '곤혹'
지난주까지 신제품 선주문 폭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애플이 품질 논란으로 다시 진땀을 빼고 있다. iOS 업데이트에서 치명적인 버그가 발견된 데다 아이폰6플러스에 힘을 가하면 쉽게 구부러진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IT기기 리뷰 사이트 언박스테라피가 '아이폰6플러스 구부리기 테스트' 영상까지 공개한 가운데, 애플은 휘어짐(bend)이라는 단어와 대형 비리 등에 사용하는 게이트(gate)를 합성한 '벤드게이트'라는 신조어와 패러디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에 애플 측은 공식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으로 인한 주가 급락세는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신고점을 달성한 지난 9월2일 종가에 비해 5% 가량 추락했다. 시가총액 30조원 이상이 증발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아이폰6플러스 리콜 사태가 발생하고, 향후 애널리스트들의 4분기·올해 매출 전망치 하향 행렬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언박스테라피가 공개한 아이폰 구부러짐 테스트 영상.(사진=유튜브 캡처)
■유럽
▶IS 연계조직, 프랑스인 참수 영상 공개
IS 연계조직인 준드 알 칼리파가 프랑스인 인질 참수 영상을 지난 24일 공개했다. 인질은 산악가이드 에르베 구르델(55)로 밝혀졌으며, 그는 차를 타고 알제리 티지우주 지역을 지나던 중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준드 알 칼리파 조직원은 영상에서 "프랑스 십자군 범죄자들이 알제리·말리·이라크에 개입하고 있다"며 프랑스 정부를 비난했다. 이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슬람 지하디스트들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결심을 더욱 굳혔다"고 밝혔다. 실제로 참수 영상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프랑스는 전투기를 동원해 이라크 내 IS 공습에 나섰다. 지난 19일 이라크 동북부 IS 물류기지를 폭격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준드 알 칼리파가 공개한 프랑스 인질 참수 동영상. (사진=로이터통신)
▶유로존 경제 '빨간불'..9월 PMI 연중 최저
유로존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제조업·서비스업을 합친 9월 복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3으로 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제조업 PMI가 작년 6월 이후 가장 느린 확장세를 보여줬다. 우크라이나발 불안감과 내수 침체 등의 악재가 기업 투자·고용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시장 조사업체 마르키트는 이번 결과로 유로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3%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존한다. 최근 마리오 드라기 총재를 비롯한 ECB 관계자들은 잇따라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독립 실패한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 놓고 또 '시끌'
주민투표를 통해 분리독립에 실패한 스코틀랜드가 자치권 확대 문제를 놓고 또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투표를 앞두고 스코틀랜드의 자치권 확대를 약속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자치권을 다른 지방 정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이 전에 없던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다른 지역들이 자치권을 얻게 되면 그만큼 스코틀랜드의 의회 발언권도 적어진다. 전문가들은 캐머런 총리의 이번 발언에 의회 내 스코틀랜드 의석이 가장 많은 노동당의 기세를 꺾고 스코틀랜드 자치권을 우회적으로 축소하려는 숨은 의도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WSJ는 영국 총선이 예정돼 있는 내년 5월까지 자치권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한시름 던 中 제조업..정부, 대규모 부양책 전망에 '선긋기'
HSBC가 23일 집계한 중국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0.5를 기록했다. 2개월 만의 최고치로, 예상치 50도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유럽 수요 회복으로 수출이 크게 개선된 데다 중국 정부의 소규모 부양 조치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로써 중국 정부는 경착륙을 막기 위해 대규모 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다소 덜게 됐다.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도 지난 21일 경제 정책이 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고용과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점은 여전히 불안요인으로 남아있다. 민간 경제 조사업체 차이나베이지북(CBB)은 경제활동보고서에서 "3분기 중국 경제가 아직 저속 기어 상태로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HSBC 중국 제조업 PMI 변동 추이(자료=Markit Economics)
▶일본 물가, 3개월째 뒷걸음질..엔저 향방에 주목
일본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1%로 3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4월 시행된 소비세 인상 효과를 배제하면 8월 근원 CPI 상승률은 1.1%에 그치는 것으로 관측됐다. BOJ 정부 목표치인 2%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엔저 지속 여부에 따라 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곧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7월 말까지 102엔대에 머물던 달러 ·엔 환율은 이번주 장중 한때 109엔대 까지 급등(엔화가치 하락)했다. 이와타 가즈마사 일본경제연구소 소장은 "엔화 환율이 120엔까지 뛰지 않는다면 CPI 상승률은 1% 밑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며 "BOJ는 추가 부양책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CPI 변동 추이(자료=Investing.com)
▶날개 단 中·日 증시..신고가 경신 행진
중국·일본 증시가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25일 약 7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고, 상하이종합지수도 22일 이후 나흘연속 상승세를 펼치며 1년 반 만에 신고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가 엔화 약세 기조에 화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OJ가 추가로 돈을 풀 것이라는 기대감에 엔저 현상이 심화됐고, 이는 수출 기업들의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히로미치 타무라 노무라증권 스트래지스트는 닛케이225지수가 이 달 말까지 1만6500선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한 주 동안 무려 사흘이나 상승세를 연출했던 중국 증시는 다음달 시행을 앞둔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 주식 연동거래제도)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후강퉁 시행으로 약 1조3000억달러의 자금이 중국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윤경 국제팀 기자
이 뉴스는 2014년 09월 26일 ( 15:1:24 ) 토마토프라임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