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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갤럭시노트4 출시 첫날..무관심 속 품귀
2014-09-26 16:38:52 2014-09-26 16:38:52
[뉴스토마토 김혜실·정기종 기자] 서울 시내 곳곳의 휴대폰 대리점들이 '갤럭시노트4' 출시를 알리는 문구들로 현판을 요란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의외로 냉랭했다. 
 
내달 1일 단말기유통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둔 데다, 애플의 아이폰6도 아직 상륙하지 않았다. 갤럭시노트4와 아이폰5를 놓고 저울질하는 소비자들 눈치작전 속에 시중에 풀리는 물량조차 아예 찾아보기 힘들었다.
 
26일 삼성전자(005930)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4'가 국내에 출시됐다.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를 통해 동시 출격했지만 아직 시장은 조용하다.
 
기자 두 명이 직접 강남, 종로, 명동, 영등포 등 서울 시내 대리점 40여곳을 둘러봤다. 하지만 제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나같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답변만 반복됐다.
 
갤럭시노트4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많냐는 질문에는 "예약 고객을 제외하고는 사실 별로 없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예약 물량은 어느 정도냐는 질문에 대형 매장의 경우 많으면 7~8대, 적으면 3~4대 수준에 그쳤다.
 
초기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당혹감이 들 법 했다.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가 출시 첫 주말 1000만대 이상 팔리며 대박을 예고한 터라, 애플과 정면으로 맞붙어야 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한층 커졌다.
 
연이은 하향 조정에 이어 3분기 영업이익을 3조원대로 또 다시 내려잡는 증권사들도 하나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1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만에 절반 이상의 급락이다.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노트4에 대한 기대가 비상했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않고는 속절 없이 밀릴 수 있다는 절박감이 커졌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간단치 않은 데다, 그나마 있던 수요를 애플이 빨아들이면서 내부에서는 적잖은 우려도 흘러나왔다.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 전경. (사진 = 뉴스토마토)
 
서울 시내 곳곳을 돌아다닌 끝에 갤럭시노트4를 접한 곳은 삼성디지털프라자 뿐이었다. 그마저도 전시용 제품 1대가 전부였다. 정문 앞에서 갤럭시노트4 출시를 알리는 각종 홍보 이벤트로 거리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관심 있게 지켜보는 행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부로 들어가 구매 문의를 하자 "물량이 없다"는 답변. 여느 대리점과 마찬가지였다. 삼성디지털프라자 중에서도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권 매장이라고 알려졌지만, 예약 물량 40대의 절반 물량만 이날 오전에 도착했다. 매장 직원은 "저녁 때 남은 예약물량 20대가 들어올 것"이라며 "예약 없이 구매하려면 빨라야 주말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대리점은 제품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거의 모든 매장이 "예약물량조차 들어오지 않았다"며 "다음주에나 일반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와 함께 시장 시선을 단숨에 휘어잡아야 했지만 오히려 무관심 속에 품귀 현상만 일었다.
 
일반 대리점은 사정이 더 열악했다. 한 대리점 주는 "아직 구경조차 못했다"며 "물건을 빨리 빼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언제 도착할지는 기약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통법 시행과 애플 아이폰6 출시 등 구매자들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갤럭시노트4 구입을 결정한 이마저도 보급 물량이 부족해 구매 자체가 불가능해 자연스레 초기 흥행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악조건이었다. 
 
가격조차 출고가 95만7000원을 모두 지불해야 했다. 일부 매장만이 5~6만원 정도 할인된 가격을 제시했고, 대부분 매장이 할인 없는 출고가 전액으로 구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마저도 뒤늦게 예약을 걸어야 하는 상황.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다음달 단통법이 시행되고 난 뒤 구매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대리점 직원은 "보조금이 많았던 제품들이야 단통법이 시행되면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갤럭시노트4처럼 한푼도 할인이 안 되는 제품은 지켜봐도 괜찮을 것"이라며 "어차피 예약자가 아니면 빨라야 다음주에나 개통 가능한 만큼 10월1일 이후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늘 하루 몇 대의 물량이 풀렸는지는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지만 각 통신사가 받은 예약물량 총 3만대와 더불어 대리점, 디지털프라자, 모바일샵 등 모든 판매사들이 임의로 예약을 받으면서 일반구매가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핸드폰 대리점 외경. (사진 = 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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