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임권택 총감독 "저예산 개회식, 노력의 결과다"
입력 : 2014-09-19 23:22:44 수정 : 2014-09-19 23:29:52
◇임권택 감독. (사진=임정혁 기자)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45억의 꿈, 하나가 되는 아시아'를 주제로 내건 인천아시안게임이 막을 열었다. 경기는 이미 14일 축구 그룹 예선을 통해서 시작되긴 했지만, 공식적인 개회식은 바로 19일이었다.
 
'아시아의 미래를 만나다'라는 주제 하에 모두 4부로 구성된 개막식은 총연출 3시간 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을 풀었다. 출연진이 무려 2700여 명에 달했고 사상 처음으로 2만7000여 개의 LED가 일반 관람석에 설치돼 그라운드와 객석이 함께하는 무대를 엮는 등 화제 거리도 적잖았다.
 
이번 대회 개막식은 한국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과 장진 감독이 함께 맡았다. 임 감독은 '서편제'와 '취화선'을 비롯한 많은 걸작들을 남긴 한국 영화계의 대표 감독으로 손꼽힌다. 장 감독은 '박수칠 때 떠나라' 및 '웰컴 투 동막골'을 맡으며 개성있는 자기 색깔을 펼치는 한국 영화계의 중요한 인사다. 
 
개회식을 마치고 임 감독은 아시아드 주경기장 1층에 위치한 기자회견장에서 국내·외 취재진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4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회견장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매우 붐볐다.
 
총감독으로 개막식 준비를 진두지휘한 임 감독은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 사실 장진 감독이 나와 이번 기자회견에 응했어야 하는데 (장 감독이) 녹초가 돼 나 혼자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임 감독은 회견 서두에 이번 개막식에 대한 아쉬운 점을 솔직히 고백했다. 취재진 질문이 나오기 전이다. 임 감독은 "개막식에서 아쉬운 점은 TV 중계와 우리가 조율을 했어야 했고 더 많은 연습을 했으면 오늘보다는 훨씬 밀도 있는 영상이었을 것이다. 호흡할 시간이 없었다. 더 정밀하고 완성도 높은 영상이 안나와 많이 부족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아시아는 하나다'라는 이번 개막식 주제에 대해선 "이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막식을 보면 개최국의 국가적 위상을 제고하는데 중점을 뒀다. 너무 경쟁 위주로 하다 보니 약소국으로 경제적으로 빈약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많은 소외감을 가진 게 사실이다"라며 "개막식보다는 우리 나름대로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그를 통해 따뜻하고 정의가 흐르는 아시안게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고려했다"고 자기 소신을 오랜 시간에 걸쳐 털어놓았다.
 
이어 "각 나라의 국화, 그리고 국화가 없는 나라는 그 나라의 특징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큰 나라, 작은 나라를 골고루 소개하면서 거기서 오는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런 정신으로 대회가 치러진다면 어떤 대회보다도 인천(아시안게임)이 색다른 대회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다른 대회보다 저예산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감독은 이에 대해 "그동안 큰 나라는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개막식을 치렀다. 우리는 훨씬 저예산으로 해야 했다. 적은 예산으로 차별화 시킬 수 있었다는 것은 만족스럽다"며 "우리가 불리했던 (저예산 개막식 준비란) 점은 로프를 메는 등의 기예적인 것으로 해낼 수 있었다. 우리는 바람이 불면 완전히 망쳐지기 때문에 로프를 메고 할 수 없었다. 그런 재앙을 극복했다. 노력의 결과다"라며 저예산으로 차별화를 이룬 점에 높게 자평했다.
 
아리랑과 소프라노 조수미가 출연한 음악 구성에 대해서는 "아리랑, 조수미씨 노래 등 모든 노래들이 한국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노래였다. 사운드 자체가 정돈이 잘 안되어서 너무 울렸다. 하지만 생으로 들어도 감동스러운 장면이었다"라고 만족스러워한 후 "배가 들어와 뜨고 아시아인들이 해당 영상을 보는 도중 고장이 났다. 영상으로 떠오르는 것이 돼느니 마느니 조마조마했다"고 털어놓으며 "나 자신은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꽤 정성을 들였던 장면이었다. 실제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임 감독은 장진 감독을 칭찬했다. 임 감독은 "나는 '아날로그 세대'다. 반면 장진 감독은 디지털 세대다. 오늘 여러분들 음악도 들어보였겠지만, 나(임권택 감독)한테 책임을 맡겼다면 그런 음악이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라며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임 감독에게 과감하게 맡겼다. 이밖에 장 감독이 너무나 고생을 많이 했다. 오늘 녹초가 돼 회견에 나올 여건이 안될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장 감독에 대해 극찬을 했다. 
 
끝으로 임 감독은 "이제 어차피 개막식은 끝났다. 앞으로 경기가 쭉 이어질텐데, 많은 관중들이 와서 봐주셔야 하는데 걱정이다"라며 "인천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에 많은 관중이 찾아주기를 바란다"는 바람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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