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줄어드는 은행 점포..미래 일자리 경쟁은 `사람 vs 기계?`
입력 : 2014-09-02 13:52:16 수정 : 2014-09-02 13:56:53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인가? 미래학의 이 해묵은 논쟁적 질문에 대해 미국의 한 여론조사업체가 과학자, 개발자, IT기업 임원 등 각계 전문가 1896명으로부터 답을 구한 결과를 며칠 전 기사에서 읽었다. 결과는 빼앗아갈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48%,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이 52%로 팽팽히 맞서는 구도였다.
 
약간 더 우세를 점한 긍정적 의견 쪽은, 지금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의 상당수가 로봇으로 대체되겠지만 인간은 창의적으로 새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과 기술의 발전이 언제나 일자리 확대를 가져왔다는 역사적 경험을 근거로 한다.
 
반면, 부정적 의견은 기계화,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박탈이 이미 진행 중인 현실에 주목하여 로봇과 인공지능, 자동화된 시스템 때문에 상당수 블루칼라 화이트칼라 노동자가 추락하고 소득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을 펼친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상황을 놓고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금융 등 몇몇 업종에서는 이 같은 사람 대 기계간 일자리 경쟁의 이슈가 먼 미래가 아닌 게 된 듯하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기업·외환·한국SC·한국씨티 등 9개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가 지난 7월말 기준 5101개로 집계됐다. 그런데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이들 은행의 점포 개수는 5370개였다. 약 1년만에 269개가 없어진 것이다.
 
큰폭으로 점포 감축이 일어난 은행을 꼽아보면, 씨티은행이 203개에서 134개로 69개가 줄었고, SC은행도 361개에서 311개로 점포 50개가 줄었다. 이들 외국계 은행뿐만 아니라 국내 은행들도 이 대열에 동참, 하나은행이 650개를 607개로, 국민은행이 1198개에서 1157개로, 신한은행도 937개에서 896개로 소위 ‘채널 합리화’를 꾀했다.
 
점포가 줄어드는 마당에 창구 운영 인력이라고 줄지 않을 재간이 없다. 지점 감축만큼 대대적이지는 않다 하더라도 이들 은행의 직원 감소는 1000명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인터넷 뱅킹, 스마트폰 뱅킹 사용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지점 이용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을 볼 때 이는 거의 필연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한달간 입출금 및 이체 거래는 인터넷뱅킹(스마트폰뱅킹 포함)과 ATM기기를 통해 75.5%가 이뤄졌다. 텔레뱅킹의 점유율이 13.3%이고, 은행창구 거래는 11.2%에 불과하다.
 
기술 진보로 인해 직접적인 고용 불안을 겪게 된 은행업계 종사자들로서는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 빨리 답을 찾아 나서야 할 것이다. 낙관론자들이 반드시 존재할 것이라 믿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사람만이 가진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 종합적 문제해결능력으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란 과연 무엇인가.
 
금융권의 대대적인 이합집산 분위기 속에 오는 3일 금융노조 총파업이 예고돼 있고, 파업의 주요 의제가 ‘고용 안정’이라는 소식을 접하며 문득, SF영화 속 인공지능 로봇(안드로이드)을 떠올려봤다.
 
사족 하나. 이미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시스템은 개발되었거나 가동 중이라고 한다. 컴퓨터에 밀리지 않으려면, 기자도 더욱 분발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김종화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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