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G20(주요 20개국) 등에게 공조된 경기부양책을 압박하고 있지만 유럽은 이를 좀처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4월2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을 중심으로 한 거의 모든 유럽 정부들은 미국의 경기부양책 압박에 반발하면서 초점이 금융시장에 보다 강력한 규제를 마련하는데 모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27일 경기부양에 미온적인 유럽 정부들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유럽이 사회 안전망 덕분에 추가적인 부양책을 당장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독일의 산업플랜트 장비 설계.생산업체를 경영하는 프랑크 코페씨는 지난달 50명의 전직원을 소집해 회사의 사업이 절반 가까이 위축됐음을 설명하면서 직원들에게 해고 대신에 격주로 근무할 것을 요청했다.
근로자들은 격주 근무를 하면 임금이 줄게 되기는 하지만 그 중 3분의2를 정부로부터 보전받기 때문에 생활에 큰 타격은 받지 않을 수 있다.
'단기근로'(Kurzarbeit)라고 하는 사회안전망 제도의 돈은 경기가 좋을 때 근로자와 기업이 낸 자금을 바탕으로 한 기금에서 나온다.
이런 '단기근로' 제도와 같은 유럽의 기존 사회안전망은 미국이 지출을 위해 경기부양법을 제정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자동적으로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출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경기침체에 따른 충격을 줄이고 있다.
노동비용을 줄이기 위해 해고에 주로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과는 다른 양상이다.
독일 뮌헨 소재 Ifo 경제연구소의 한스 베르너 진 소장은 "유럽의 광범위한 일자리 보호책과 실업혜택은 경기가 상승할 때는 기업이 채용을 꺼리게 하는 나쁜 측면이 있지만 경기가 하강할 때는 일자리와 소득을 유지해 소비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사회안전망의 장점을 설명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단기근로'를 하는 25만명의 근로자에게 28억5000만달러를 지출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지난해의 2억7000만달러, 2007년의 1억3500만달러에 비해 그 금액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미국의 787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책 규모에 비해서는 매우 적은 금액이지만 근로자들이 임금을 계속 받을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줄리안 캘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기부양책 규모가 미국에 크게 못미치지만 지금까지로는 유럽의 경기부양이 미국보다 잘 이뤄지고 있다면서 그 이유가 국민들이 주머니로 경기부양의 혜택이 바로 가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일례로 독일은 중고차를 새차로 바꿀 경우 소비자에게 3400달러를 지원했고, 그 결과 2월 자동차 등록대수는 1월에 비해 22%나 증가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규모가 총 1100억달러에 달하는 독일의 경기부양책을 미국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말해 충분한 경기부양이 이뤄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최근 TV에 나와 미국과는 달리 독일의 사회보장 시스템은 위축되지 않았다며 연금이나 실업혜택이 줄지 않았음을 설명하고 어려운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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