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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노조 22일 부분파업..총파업 유력
2014-08-20 10:07:37 2014-08-20 10:12:04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 노조가 오는 22일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20일 현대·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양 노조는 오는 22일 전국금속노조가 전국 사업장에서 실시하는 4시간 부분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열릴 금속노조 정기회의 이후 결정될 27일과 29일 총파업 참여도 검토하고 있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 19일 '2014년 금속노조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조정신청에 또 다시 행정지도 결정이 나온다면 인정할 수 없다"며 "정당하게 획득한 단체행동권을 갖고 22일부터 파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아차 노조 지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쟁의대책위원회에서 22일 총파업과 이후 특근 거부를 결의했다"며 "통상임금 확대적용 없이 올해 교섭을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역시 최대 관건은 통상임금 수용 여부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끝내 파업을 강행함에 따라 올해 노사간 임금협상은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특히 통상임금 이슈에 발목잡혀 양측이 진행해야 할 협상안 중 단 한 건도 진전이 없는 터라 임금협상 타결은 더욱 요원해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2014 임금협상' 요구안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 ▲기본급 8.16%(15만9614원) 인상 ▲조건 없는 정년 60세 보장 ▲주간 연속 2교대제 문제점 보완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 측에서는 올해 "눈 올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다.
 
자연스레 회사 입장에서는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생산 차질과 경제적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대차 노조는 출범 후 27년 역사상 4차례를 제외한 23년간 파업을 진행, 부침을 겪었다. 연간 손실액은 1~2조원을 육박한다.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극도로 부진했던 기아차는 하반기 주력 신차들을 투입해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파업으로 인해 생산 차질을 우려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신형 카니발을 생산하는 소하리공장과 신형 쏘렌토를 생산하는 화성공장 등에서 발생할 손실에 경영진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에도 파업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타 업체들과의 형평성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들고 있다.
 
이경훈 지부장은 "대법원이 판결했던 내용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마저 무시하겠다는 처사"라며 "한국지엠과 쌍용차, 삼성전자 등 이미 많은 회사가 통상임금 확대를 합의했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사측은 "개별소송건으로 진행 중인 법원의 1심 판결을 지켜본 뒤 통상임금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현대차 노사 양측은 파업을 이틀 앞둔 20일 다시 교섭을 시작한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결과가 나오기 전 노조의 돌발 파업선언이 나오면서 양측의 기류는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사측의 추가적인 당근책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은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현대차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노사 양측의 잠정합의안은 지난 19일 가결됐다.
 
전주공장과 아산공장의 비정규직 노조가 실시한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29명이 참여해 284명이 찬성, 66.2%의 찬성률로 합의안이 통과됐다. 잠정합의안에 동의하지 않은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조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내 20여개 노조가 지난달 16일 현대차 양재사옥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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