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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연인’, 주연은 왜 정은지여야 했을까
2014-08-13 14:46:10 2014-08-13 14:50:36
◇KBS 드라마 < 트로트의 연인 > 의 주연을 맡은 에이핑크의 정은지. (사진=KBS)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KBS 월화드라마 < 트로트의 연인 > 이 지난 12일 막을 내렸다. 지난 6월부터 전파를 탔던 이 드라마를 이끌었던 것은 여주인공인 정은지였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멤버인 정은지가 이 드라마에 캐스팅됐을 당시 파격적이란 평을 들었다. 지난 2012년 방송됐던 tvN 드라마 < 응답하라 1997 > 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기는 했지만, 연기 경력이 많은 편이 아닌 아이돌 가수가 지상파의 미니시리즈에 주연으로 캐스팅됐기 때문. 정은지가 < 트로트의 연인 > 의 주연으로 발탁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뭘까.
 
◇캐스팅의 딜레마..연기가 먼저냐, 노래가 먼저냐
 
< 트로트의 연인 > 에서 정은지는 트로트 가수를 꿈꾸는 최춘희 역을 연기했다. 배역의 특성상 이 드라마엔 최춘희가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최춘희 역은 일정 수준의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는 배우가 맡아야만 하는 역할인 셈.
 
그런데 이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노래 실력을 갖춘 배우를 캐스팅하는 단계에서 제작진은 딜레마에 빠진다. 연기를 우선시해야 하나, 아니면 노래를 우선시해야 하나라는 것. 연기 실력은 뛰어나지만 노래 실력이 좀 부족한 배우들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했던 드라마의 제작에 참여했던 한 스태프는 “아이돌이기 때문에 노래를 잘했지만 연기가 기대 이하인 경우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주위에서 보는 눈이 곱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 가수보다는 노래를 잘하는 배우를 선호하는 드라마 관계자들도 있다.
 
한 관계자는 “드라마에 의사 역할이 필요하다고 해서 실제 의사를 데려와서 연기를 시키진 않지 않냐”며 “드라마에서 노래를 해야 한다고 해도 연기가 우선이다. 노래를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상의 선택은 만능 아이돌
 
제작진의 입장에서 최상의 선택은 역시 노래와 연기 모두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는 배우를 섭외하는 것이다. 정은지를 비롯해 연기력면에서 검증을 받은 아이돌들이 수준급의 노래 실력이 필요한 역할을 맡을 만한 배우로서 각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업인 노래에 대해 확실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아이돌들 대부분은 연습생 기간 동안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을 준비해왔다. 개중엔 연기력이 다소 부족한 아이돌도 있지만, 배우 못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아이돌들도 있다.
 
아이돌이 드라마의 주연으로서 캐스팅될 경우, 해당 드라마의 OST에 직접 참여하면서 드라마 외적인 화제몰이를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정은지의 경우, 최춘희 역을 연기하면서 노래와 연기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 응답하라 1997 > 에 출연했을 당시 사투리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정은지는 이번 드라마에선 사투리를 뺀 연기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문 연기자들에게도 쉽지 않은 감정 연기면에서도 호평을 얻었다. 
 
◇노래·연기 다 되는 아이돌 누가 있나
 
최근 노래 실력과 연기력을 모두 뽐낼 수 있는 작품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아이돌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12년 개봉했던 영화 < 건축학개론 > 에서 국민 첫사랑이란 타이틀을 얻은 뒤 연기자로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쓰에이의 수지는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 도리화가 > 에 출연한다. < 도리화가 > 는 조선시대의 판소리 대가인 신재효과 조선 최초의 여류 명창인 진채선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수지는 시대적 편견을 깨고 명창으로 성장하는 진채선 역을 연기한다.
 
씨스타의 다솜은 지난 6월 종영한 KBS 일일드라마 < 사랑은 노래를 타고 > 에 출연했다. 다솜이 맡았던 역할은 뮤지컬 지망생 공들임 역.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다솜이 일일극의 주연으로 발탁됐던 것 역시 파격적인 일로 평가됐었다. 다솜은 이 드라마를 통해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면서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연기력과 가창력이 모두 필요한 종합예술인 뮤지컬계에선 슈퍼주니어의 규현, 엑소의 백현, 소녀시대의 써니, 2AM의 조권 등이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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