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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굳히기' 삼성라이온즈, 남은 과제는
2014-08-12 08:33:04 2014-08-12 08:47:33
◇8월11일 경기까지의 삼성 라이온즈 2014시즌 경기 결과.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야구의 우승기록을 경신한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다. 이는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12일 오전 현재 삼성은 승률 6할8푼1리(62승2무29패)로 2위팀(승률 5할8푼9리)인 넥센에게 승차로는 8게임, 승률로는 9푼2리나 앞섰다. 삼성이 1주일 6경기를 모두 지고 넥센이 모두 이겨도 순위는 바뀌지 않는다.
 
현재 삼성은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고 승률의 경신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따뜻해질 수록 막강한' 삼성,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분지인 대구는 오랫동안 무더위를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잡아 왔다.
 
이 때문인지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특히 강했다. 취재진이 감독과 선수에게 '삼성이 여름이 되면 강해지는 이유'를 묻는 것이 연례행사로 자리잡을 정도다.
 
올해도 봄의 적응기(?)를 거치고 시간이 지나면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는 모습은 여느해와 같았다. 예년과 차이가 있다면 삼성이 극강의 성적을 기록한 때가 6~7월이 아니라 5월이란 점이다.
 
삼성은 지난달 13승7패의 성적을 거두며 승률 6할5푼을 기록했다.
 
6할5푼도 매우 좋은 성적이다. 하지만 6월의 6할6푼7리(14승1무7패)나 5월의 8할2푼6리(19승1무4패)에 비하면 떨어진다. 이같은 초반 질주는 전반기 49승(2무27패)이란 쾌조의 행보를 가능하게 했다.
 
삼성은 이번시즌 상대 전적에서 한 팀을 빼곤 다 앞선다. 같은 영남권 팀인 NC(9승2패)와 롯데(10승3패)를 시작으로 KIA(7승2패), SK(8승4패), 한화(8승1무4패), LG(7승4패), 넥센(7승1무4패)에게 6할3푼 이상의 높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오직 두산(5승6패)에게만 근소한 차로 뒤처진 상태다.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후반기 '13승2패'..세부 기록을 봐도 삼성은 강팀
 
삼성은 올스타전 이전 전반기 막판에 4연패를 당했다. 지난달 12~13일 SK에게 2차례 졌고, 이후 15~16일 다시 LG에게 2차례 패했다. 
 
다른 팀에게 4연패라는 것은 드물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삼성에겐 다르다. 올해 최초이자 유일한 4연패이자, 류중일 감독으로선 2011년 이후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기록이다.
 
그렇지만 올스타전 휴식기를 지나 후반기 들어서면서 삼성은 더욱 강해졌다. 지난달 22일 이후 15경기를 치르면서 '13승2패'의 성적을 나타냈다. 후반기의 시작과 함께 이어진 롯데전을 스윕승(3전 전승)으로서 장식하더니 포항에서의 NC전도 스윕승으로 마무리했다. 이후로도 LG, KIA, 한화, 넥센 등을 상대로 7승2패를 더하면서 삼성은 올시즌 승률을 7할에 근접하게 높였다. 
 
이같은 삼성의 독주는 세부 기록을 봐도 확연하다. 유일하게 팀타율 3할을 넘기는(3할3리) 삼성은 안타(981), 홈런(122), 루타(1563), 타점(575), 장타율(0.483), 출루율(0.380), OPS(0.863) 등의 타격 기록이 박병호와 강정호가 맹활약한 넥센에 이은 2위다. 또한 득점권타율과 도루성공률은 각각 0.320과 0.772로 선두며, 병살 기록은 가장 적은 60회다. 
 
투수 기록으로 봐도 삼성은 다른 팀에 비해 앞선다. 오승환과 정현욱이 빠지며 예년보다 불펜이 뚜렷하게 약해진 상황에도 세이브가 27회로서 선두다. 홀드도 58회로 압도적인 1위며, 피안타도 873개로 가장 적다. 퀄리티스타트(QS : 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 경기도 48경기로 가장 많고, 실점(440)과 피안타율(0.272), 볼넷(301)과 폭투(34)는 리드 9개팀중 가장 적으면서 탈삼진(691)은 가장 많다. 강한 팀에는 역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임창용.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늘어가는 부상 선수와 허약해진 뒷문의 고민
 
삼성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고민은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며 최근들어 점점 커져간다.
 
삼성은 올해 일본에 진출한 팀의 마무리 오승환(현 한신 타이거즈)를 대신해서 미국에서 빅리그 재도전을 위해서 노력하던 임창용을 데려오며 뒷문의 안정을 꾀했다. 
 
임창용은 한국 복귀 초반에는 좋았다. 하지만 점점 상태가 나빠지더니 어느새 블론세이브가 8회에 달한다. 6월을 시작으로 7월의 전반기 막판까지 기록한 그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11.17. 류 감독이 그를 전반기 막판 1군 엔트리에서 뺀 이유다.
 
그런데 장기간 휴식기를 보내고 시작된 후반기도 임창용은 나아지지 않았다. 후반기 초반에 잠시나마 부활할 것처럼 보였지만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상대 타자들도 임창용을 더는 무서워하지 않고 벤치도 임창용을 마음 편히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부상 선수가 많다는 점도 불안한 점이다. 올시즌 반환점을 돌 무렵부터 삼성은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포지션도 가리지 않는다.
 
한때 삼성의 '철벽불펜' 일원이었던 권오준은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고 올해도 언제 1군에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 권혁도 아직 부진한 모습이다. 정상적인 삼성 계투 필승조는 안지만 뿐이다. 
 
비록 11일 부상 복귀 이후 홈런을 날리긴 했지만, 최형우도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쉬었다. 지난달 13일 SK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가슴 쪽에 실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9일 경기에 빠진 박석민도 최근 "타격할 때 옆구리가 조금 결린다"고 말한다. 채태인 또한 훈련 도중 두통을 호소하며 종종 라인업에서 제외되고 있다.
 
삼성은 주전 선수의 부상이 이어지며 마운드와 타석의 무게감이 줄어들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이 지난달 16일 경기 시작 전에 취재진 앞에서 "(삼성) 부상 선수의 빈 자리를 파고 들겠다"라는 전략을 내놓았을 정도다.
 
삼성은 지난 3년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뤘고, '3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제는 4년 연속을 바라보고 있다.
 
부상선수가 많긴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인 선두다. 하지만 위기를 최소화하려면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마무리의 안정화와 부상선수 발생에 대한 대안 마련은 남은 경기에 대한 삼성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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