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지정학적 리스크 부담 더해진 글로벌 증시..향방은?
위기감 완화..美·中·아시아 증시 상승세
이라크 사태 장기화 조짐..지정학적 위기감 남아
주가 하락론 VS 증시 상승론..팽팽하게 맞서
2014-08-11 15:58:36 2014-08-11 17:33:52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우크라이나와 이라크, 이스라엘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증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정정불안으로 인한 유혈사태가 장기화되자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시아 등 세계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대로 지정학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안전자산 선호도는 높아지고 위험자산의 인기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정학적 위기감 완화..각국 증시 '상승세'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향후 세계 증시는 이라크 사태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시금 악화될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지정학적 위기감이 줄어들면 위험자산 선호도가 회복되면서 증시를 빠져나갔다던 자금이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닛케이225 지수 8월6일~11일까지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실제로 글로벌 증시는 지정학적 불안감이 소폭 완화된 덕분에 11일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날 72시간 휴전안을 발효하고 러시아가 지난 8일부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종료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대런 울프버그 BNP파리바 트레이딩 헤드는 "러시아 정부가 더 건설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그에 따라 증시에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소식에 아시아 퍼시픽 지수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1%를 웃도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8일 1.4% 하락 마감한 지수가 이날 상승 반전한 것이다.
 
같은 날, 일본의 닛케이 225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352.15엔(2.38%) 급등한 1만5130.25로 마감했다. 토픽스지수는 1.97% 오른 1252.51로 장을 마쳤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1.0% 상승한 9172.91로 장을 마쳤고 홍콩 항생지수는 1.74%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쳐내고 장중 한 때(상하이 시간 2시4분) 1.23%나 상승했다.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이날 닷새 만에 반등에 성공했고 호주 S&P/ASX200지수도 0.4% 오름세를 보였다. 
 
에반 루카스 IG 시장 전략가는 "지정학적 분위기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좌우하고 있다"며 "지난주에 지속됐던 지정학적 위기감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라크 사태 장기화 조짐..우크라·가자지구도 안심 못해
 
문제는 미군의 지원 속에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군이 반격에 나서는 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사진=로이터통신)
최근 미국은 이라크를 철군한 지 3년 만에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공습을 시작했다. 소수민족과 미국시민 보호란 명분으로 미국의 공습은 사흘째 진행 중이다.
 
이날 미국은 지난 8일 공습을 시작한 이후 IS를 상대로 한 네 번째 공격을 단행했다. 이번 작전에선 전투기와 무인기를 출격시켰다. KRG 군조직 페쉬메르가도 미군과 더불어 IS대원들을 격퇴하는 등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둘러싼 불안감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특히, 지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군사훈련을 마무리하는 등 무력 개입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그의 마음이 언제 바뀔지 알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강공으로 분리주의 세력이 궁지에 몰리면 푸틴이 이들을 돕기 위해 우크라 동부로 진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지지구 또한 72시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휴정협정을 맺으면서도 교전을 지속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했다.
 
진 프랑수아 RBC 도미니온 시큐러티 디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복잡한 지정학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며 "한동안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정학적 위기감이 지속되면 위험회피 성향이 짙어져 각국 증시는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높아진다. 반면, 증시를 이탈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려 금이나 선진국 국채는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 수익률은 2.42%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치인 1.02%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대로 위험자산 선호도는 낮아졌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세계 정크본드 투자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1억달러에 달했다.
 
◇"지정학적 위기로 주가 하락할 것" VS "저평가된 증시, 상승할 것"
  
이러한 지정학적 위기는 지속여부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모든 경제지표 호조와 어닝 모멘텀을 무색하게 만들 것이란 의견이다.
  
캐나다 온라인 매체 타임즈콜로니스트는 이날 우크라이나 이라크, 가자지구를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세계 증시가 한동안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진 프랑수아 RBC 도미니온 시큐러티 디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복잡한 지정학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며 "전 세계는 한동안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캐나다 기업들이 호전된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런 수치는 지정학적 이슈에 함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지정학적 위기감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했다.
 
지난 8일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공습은 몇 달간 이어질 수 있다"며 "수주 안에 이라크 사태가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적 위기감이 존재해도 실제 경기가 호전되면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의견 또한 만만치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국 거시 경제가 살아난다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다수의 펀드매니저들은 글로벌 위기감이 고조된다 해도 미국 주식을 매입하는 흐름에는 영향을 미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기업실적이 호전된데다 고용시장과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기준으로 S&P 500 기업 중 381개 기업이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해 이 같은 기대감은 커진 상태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저평가 된 주식을 조만간 매입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았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주식을 보유 중인 톰 오할라란 로드 알베트 펀드매니저는 "성장세를 구가 중인 기업들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쯤에 이들 기업의 주가는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누 칼라 파델리티 블루칩 성장펀드 매니저는 "장기투자자에게 지정학적 우려로 인한 최근의 하락세는 재산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케닉키 글로벌 프린서플 글로벌 인베스터스 매니징 디렉터는 "정크본드를 사들일 기회를 얻었다"라며 "지정학적 불안감으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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