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노회찬 정의당 서울 동작을 후보가 22일 전격적으로 제안한 후보 단일화 논의 제안에 대해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제안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단일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두 후보는 23일 오후 서울 사당동 한 카페에서 만나 협의에 들어갔지만 단일화 주제와 방식 등 각론에서 양 측은 현재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합의에 도달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 측이 결국 단일화 논의에서 평행선을 달릴 경우 '노 후보의 일방적인 사퇴로 인한' 효과 없는 반쪽짜리 단일화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동민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현대HCN서초방송 사옥 로비에서 '동작을 후보 토론회' 전 기자회견을 통해, 노 후보의 제안에 대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 없다면 신뢰라는 무기로 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후보 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염두해 둔 발언이었다.
기 후보 측 선대위원장인 진성준 의원도 이를 재확인했다. 그는 노 후보가 사퇴시한으로 내건 24일이 하루 앞둔 상황에서 현실적인 방식은 '담판'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기 후보의 기자회견 후 로비에 들어온 노 후보는 아직 기 후보의 '담판' 제안에 대해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
노 후보는 "기 후보의 수용의사를 환영한다"고 말한 후, '기 후보 측은 담판으로 단일화를 하자고 한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담판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제 제안을 거부한 것"이라며 "서로 말만 하다가 결려되는 담판이라면 그건 저의 단일화 제안에 동의한 게 아니다"고 말한 후 자리를 떴다.
노 후보는 십여분 뒤, '대기실'에서 다시 로비로 나와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기 후보의 발표 내용을 미쳐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었다"며 기 후보 측의 담판 제안을 성토했다.
노 후보는 단일화 논의 제안 이후인 22일 자정 직후에 기 후보와 이미 만났을 때, 이미 후보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가위바위보 같은 걸로는 안 된다고 했다"며 "24일까지 담판이라는 이름으로 버티면서 제가 사퇴하기를 기다리겠다는 것 같다.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단일화의 주체에 대해서도 양측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 후보는 전날 단일화 논의 제안 당시 '동작을'에 한해서 '당 대 당' 논의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도 노 후보가 당과 사전 협의 없이 사퇴까지 공헌한 단일화 제의를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당 대 당 차원의 야권연대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현재까지 변함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기 후보의 화답에 따라 두 후보의 만남이 성사돼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새정치연합은 이를 존중해 향후에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수석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기 후보에게 협상 전권을 준 것이냐'는 계속된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회피한 채 "기 후보가 당과 협의하겠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후보 간 협상 이후 당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설사 기동민·노회찬 후보가 이날 회동에서 전격적으로 후보 간 합의를 이룬다고 해도, 각각 '당 차원'의 승인과 논의라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또 한번의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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