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장애인의 신체 기능을 대신하는 의족(義足)이 근무 중 파손된 데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양모씨(69)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의족은 단순히 신체를 보조하는 기구가 아니라 신체의 일부인 다리를 기능적·물리적·실질적으로 대체하는 장치"라며 "업무상의 사유로 근로자가 장착한 의족이 파손된 경우는 근로자의 부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으면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보상과 재활에 상당한 공백을 초래할 것"이라며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하면 사업자들이 의족 착용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데 더욱 소극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에 비춰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는 부상의 대상을 반드시 신체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사회복귀를 도우며,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구제한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1995년 교통사고로 오른 다리 무릎 위를 절단해 의족을 착용했다. 이후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던 양씨는 2010년 12월 제설작업을 하다가 넘어져 의족이 파손돼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의족은 신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양씨는 소송을 냈으나 1심과 항소심은 마찬가지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