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마이스터고, 군입대 걸림돌 산업계와 해결책 찾는다
2014-06-25 17:18:44 2014-06-25 17:45:11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지난 5월 중간고사에서 '무감독 시험'을 실시했다. 이 학교는 인석교육이 절실하다는 석유화학 업계의 요구에 부응해 무감독 시험과 감사일기 쓰기, 금연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석유화학산업분야 국내 유일의 마이스터 고교인 여수석유화학고가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원사 37개사를 대상으로 채용을 전제로 한 산학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한다.
 
군 입대로 구직활동 기간과 실제 취업 시기 간에 최소 2년 이상 공백기가 발생,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남학생들이 구직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난제를 풀기 위함이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마이스터고교를 통해 석유화학 실무형 전문인재가 배출되는 것에 대해 반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제안에 업계가 어떻게 화답할 지 주목된다.
 
2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여수석유화학고등학교는 내주 초 여수산업단지에 입주한 34개사 인사담당자에게 산학협력 MOU 체결을 위한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서울에 본사를 둔 석유화학 기업 최고경영자(CEO)에게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조영만 여수석유화학고 교장이 석유화학 사장단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각 사 CEO들을 대상으로 산학협력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인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를 비롯해 이상운 효성 부회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정기봉 SKC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부사장 등 회원사 사장단 15명이 참석해 조 교장의 설명을 들었다.
 
여수석유화학고가 산학협력 MOU 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배경에는 무엇보다 군입대 문제가 학생들의 취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여수석유화학고는 지난해 3월 개교한 국내 유일의 석유 화학 마이스터고교로, 매년 100명을 선발해 석유화학 산업 수요에 최적화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군에 입대하면서 3학년 학생들이 취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오는 2016년 2월 졸업하는 현 2학년 학생 100명 가운데 93명이 남학생인데, 군 면제자를 제외하면 전원 졸업 후 입대를 해야 한다.
 
졸업 후 최소 2년 간의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 석유화학 업체들은 업종에 최적화된 인재를 확보하는 것에 대해 반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곧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할 수 없는 인력이어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에 특성화된 인재들이 배출되면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채용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면서 "다만 졸업 후 바로 군대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인력관리 차원에서는 고민이 된다"고 털어놨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생산 현장에서 고졸자를 많이 채용했지만, 군 문제와 학력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면서 고졸자들의 자리를 전문대 졸업자들이 대체한 상태"라면서 "특히 석유화학의 경우, 업무 파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입대로 인한 2년 간의 공백이 채용을 결정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업계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여수석유화학고는 각 석유화학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고, 인사팀장과 TFT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7~9월 중에 인사팀장 TFT를 통해 산학협력 MOU 체결 방안을 만들고, 10월쯤 선 취업 인원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안이 확정되면 학교와 기업은 '졸업인증제'를 통해 우수 인재들을 선발하고, 각 기업들은 내년 4월부터 인증제를 통과한 학생들을 예비 채용자로 뽑아 인턴교육과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면 해당 학생들은 군대를 다녀온 뒤 학교에서 한달 간 '리프레쉬 교육'을 받고 인턴 교육을 받았던 기업의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다. 다만 회사마다 채용에 대한 기준과 절차가 다른 만큼 업계의 참여도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영만 여수석유화학고 교장은 "그동안 전문인력 양성은 조선이나 반도체 등의 업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군 미필자를 미리 채용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현장 실무 능력을 갖춘 수준 높은 전문 기능 인재들을 양성하고, 석유화학 관련 산업체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 고위 관계자는 "석유화학 분야는 전문성을 갖춘 현장인력에 대한 수요가 크지만, 공급이 뒷받침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라면서 "각 CEO들이 전문인력 확보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기업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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