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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연예결산)④유재석과 강호동의 위기 혹은 기회
집단 체제 인기 속 하반기 변신 예상
2014-06-25 09:30:00 2014-06-25 09:30:00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2014년 상반기 예능계는 혼돈의 시기를 거쳤다. 압도적인 인기를 얻은 대박 프로그램이 눈에 띄질 않는다. 이와 함께 유재석, 강호동 등 톱MC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예능의 트렌드를 결산해봤다.
 
◇MBC '아빠 어디가'의 출연진. (사진=MBC)
 
◇집단 체제 예능과 리얼리티의 인기
 
올 상반기 동안 인기를 끌었던 MBC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두 프로그램 사이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프로그램의 중심이 돼 이끌고가는 독보적인 MC가 없다는 점. ‘아빠 어디가’엔 성동일, 김성주, 윤민수, 류진, 안정환, 정웅인 등이 출연 중이며, ‘진짜 사나이’에선 서경석, 김수로, 샘 해밍턴, 박형식, 박건형, 천정명, 케이윌, 헨리 등이 활약하고 있다. KBS의 주말 예능인 ‘1박2일’에도 내세울만한 톱MC는 없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등 독보적인 MC가 없는 예능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이 때문에 방송사들은 정상급 MC를 붙잡기 위한 경쟁을 펼쳐야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리얼리티 및 관찰 예능의 인기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특정 상황에 놓인 각 멤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SBS ‘룸메이트’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 한 명이 중심이 돼 시나리오에 따라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둔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비슷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을 시청자들이 식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청률 대박을 터트리는 프로그램 없이, 모든 프로그램들이 고만고만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이것을 증명해 보인다. 올 하반기부터 다양한 시도를 통한 예능 프로그램의 색다른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MBC '별바라기'의 MC를 맡은 강호동. (사진=MBC)
 
◇유재석과 강호동의 위기?
 
예능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동안 예능계를 호령해왔던 최고 MC인 유재석과 강호동에게로 쏠린다.
 
세금 탈루 의혹으로 인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한 뒤 지난 2012년말 복귀를 했던 강호동은 꾸준히 위기론에 휘말렸다. 실제로 그의 복귀작이었던 KBS ‘달빛 프린스’는 신통치 않은 시청률 성적을 남기며 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능 트렌드와 변화와 함께 유재석과 강호동이 위기를 맞았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유재석의 경우, KBS ‘해피투게더’,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유재석만큼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예능인은 거의 없다.
 
강호동은 KBS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운동을 소재로 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의 스타일이 바뀌고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유재석, 강호동이 아니냐”며 “예능을 혼자서 이끌어갈 수 있고, 제작진이 의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스타들이다. 두 사람의 입지가 쉽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찰형 예능이 조금씩 식상함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여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유재석과 강호동에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석과 강호동은 파일럿 형태로 첫 선을 보였던 새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 번 도약을 노린다. 유재석은 지난 4월 선을 보였던 KBS ‘나는 남자다’, 강호동은 지난 19일부터 정규 방송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한 MBC ‘별바라기’의 MC를 맡았다.
 
◇MBC '진짜 사나이'를 통해 주목을 받은 헨리. (사진=MBC)
 
◇2014년 상반기가 배출한 새로운 예능 스타는?
 
슈퍼주니어M의 헨리는 올 상반기 예능계가 배출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스타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 예능 신고식을 치른 헨리는 독특한 생각과 행동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딱딱 규율에 맞춰 군생활을 해야 하는 ‘진짜 사나이’의 콘셉트와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을 해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헨리의 만남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룸메이트’에 출연 중인 2NE1의 박봄 역시 비슷한 이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좀처럼 예능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박봄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4차원 매력을 발산하면서 예능 기대주로 떠올랐다.
 
또 배우 이하늬는 지난달 종영한 MBC ‘사남일녀’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그동안 예능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는 스타는 아니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계에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적이고 차가울 것 같은 평소 이미지와 상반되는 털털한 매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이 2014년 상반기 최고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공통적인 이유는 바로 의외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평소 시청자들에게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새 예능을 통해 보여준데다가 거침 없는 입담으로 프로그램 속 돌발 상황을 만들어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줬다. 이는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돌발 상황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관찰형 예능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올 하반기엔 예능계에서 또 어떤 깜짝 스타가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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