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꽃보다누나로 살펴본 시니어비즈니스 전망은
액티브시니어 '급증'..의(衣)식(食)주(住) 변화
편안함+기능+디자인 등 3박자 갖춰야.."유니버설 디자인 뜬다"
2014-06-20 11:18:27 2014-06-20 11:22:37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지난해 말 방영된 tvN의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환갑을 넘긴 김자옥은 전날 밤 길을 지나다 우연히 본 빨간 구두가 못내 눈에 밟혀 다음날 몇 시간동안 쇼핑거리를 맴돌았다. 노인의 기준이랄 수 있는 65세를 넘긴 67세의 윤여정은 젊음의 상징인 스키니진을 멋지게 소화했다. 자신의 고데기가 고장났다며 실의에 빠진 그녀의 모습은 할매도 아줌마도 아닌 영락없는 여자다.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 <사진=tvN>
은퇴 이후에도 소비와 여가생활을 즐기며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60세대인 이른바 '액티브시니어'가 늘면서 시니어 의(衣)식(食)주(住)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몸빼바지 'No'.. 기능에 디자인 더해야 완성
 
할머니 패션의 대표명사인 일명 몸빼바지. 기존 시니어 의류는 칙칙한 색상에 넉넉한 사이즈로 패션과는 거리가 먼 실용성만이 주로 강조됐다. 하지만 이제는 기능성은 기본으로 디자인을 더해 세련된 감각을 요구한다.
 
박 모씨(61·여)는 "백화점을 가도 40대 미시옷 브랜드를 주로 찾아 사이즈에 맞는 옷을 구입한다"며 "TV를 보면 우리 또래 여배우인 유지인, 차화연, 김미숙 등의 배우가 입고 나왔던 옷을 유심히 보고 와서 비슷한 느낌의 옷을 고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소비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시니어 비즈니스의 기본이자 핵심이다. 먼저 시니어 의류산업의 경우 시니어들의 신체적, 생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욕구도 반영해야 한다. 몸에 꼭 맞는 편안함과 몸의 냄새를 없애주는 소취기능과 같은 기능성, 이에 디자인을 더해야 승산이 있다. 
 
한국실버패션디자인연구소에 따르면 액티브 시니어 의류 구매특성은 ▲젋은 세대와 차별되는 디자인 선호도 ▲맞음새, 착용감 등 사이즈 ▲신체변화를 고려한 기능적 디자인 ▲생리적 특성을 고려한 위생기능 ▲가격대비 품질 ▲레저활동 증가로 캐주얼라이징 제품 선호 ▲기능성과 심미성을 고려한 전문브랜드 요구 ▲노화를 보완하는 안정감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정삼호 한국실버패션디자인연구소 소장은 "신체나이는 많지만 활동성과 적극성을 가진 신노인층이 증가하면서 가벼운 운동과 외부활동 착용 가능한 의류제품 등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숙희 한양사이버대학교 시니어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시니어 의류사업은 착용감과 디자인 둘 다 챙겨야 성공한다"며 "특히 시니어 의류사업은 시니어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노를 높여야 상품의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노화방지의 기본은 견과류?.."UDF 뜬다"
 
꿀피부를 자랑하는 꽃누나들의 필수품은 그 어떤 좋은 화장품도 아닌 견과류였다. 피부에도 좋고 노화방지에도 좋다는 친절한 자막은 견과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경제적인 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과 노화방지가 중요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건강기능식품 등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씹거나, 삼키는 행위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이를 고려한 식품에 대한 수요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고령친화식품인 개호식품(유니버설 디자인 푸드Universal Design Food, UDF)이 인기다. 개호식품은 고령자를 주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는 식품으로 단순한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가정배달식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늘고 있다. 일본 개호식품(UDF)의 시장규모는 2009년 72억2600만엔으로 전년대비 11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애선 한양대 식품영약학과 교수가 내놓은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식품 트렌드'에 따르면 노령인구를 위한 식품의 특징은 ▲쉽게 열 수 있다 ▲소화흡수가 쉽다 ▲신맛이 적다 ▲뼈의 건강유지 ▲특별히 조성된 배합 ▲균형 있는 영양 ▲건강 증진 ▲읽기 쉬운 표시사항 ▲가벼운 용기포장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엄 교수는 "우리나라도 액티브 시니어의 특징을 잘 파악해 이에 맞는 맞춤식품 개발이 중요하다"며 "디자인과 원재료를 고급화하고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정 배달식과 여가활동 증가로 인한 간편 건강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버타운 성장세 제한적..유니버설 디자인 '주목'
 
어르신들만을 위한 주거환경인 실버타운은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과거에는 전원생활을 즐기길 원하는 수요를 반영해 전원형 실버타운이 주로 건설됐지만 의료시설 미비와 접근성 등의 이유로 쇠퇴하고 있다.
 
대신 의료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도심형 실버타운 위주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도심형 실버타운의 경우 비용 측면에서 고가인 탓에 제한적이다. 
 
오히려 자신이 거주하던 집에서 계속 살기를 원하는 수요를 반영해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UD)이 주목받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노인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는 물론 일반인 누구나 제품·환경·정보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을 뜻한다.
 
예컨대 집안의 턱을 없애고, 여단이 문을 미닫이 문으로 바꾸거나 욕실에 난간을 설치하는 등이 그 예다. 기존 집에 살면서도 고령자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고, 자신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의 실버타운은 '따로 또 같이'를 핵심으로 주거공간을 따로 하되 공동시설은 같이 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자신의 집에서 계속 살기를 원하는 고령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UD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