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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평균 3골'..브라주카가 춤추기 시작했다
2014-06-19 15:39:25 2014-06-19 15:43:40
◇지난 18일(한국시간) 브라질과 경기에서 공을 막고 있는 멕시코 골키퍼 길레르모 오초아. 멕시코는 이날 오초아의 선방에 힘입어 0-0 무승부를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사진=로이터통신)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그 어느 대회보다 많은 골이 터지고 있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대회 공인구인 '브라주카(Brazuca)'가 주목받고 있다.
 
19일(한국시간) 기준으로 브라질월드컵 8개 조 모든 팀이 최소 1번 이상씩 경기를 치른 결과 경기당 3골(20경기 60골)이 터졌다. 90분 경기 중 30분 마다 1골씩 나오고 있는 셈이다.
 
지난 14일 스페인과 네덜란드(1-5) 경기나 19일 오전 호주와 네덜란드(2-3) 경기는 평균보다 훨씬 많은 골이 터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승패가 2-1과 3-1 사이에서 많이 갈렸으며 패한 팀이 1골도 넣지 못한 경우는 5번에 불과했다.
 
0-0 경기는 2차례에 그쳤다. 그마저도 '수면제 축구' 논란을 빚은 이란과 나이지리아의 무득점 경기를 제외하면 지난 18일 멕시코와 브라질의 경기에서 나온 0점은 멕시코 골키퍼 길레르모 오초아(AC아작시오)의 신들린 선방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1958년 스웨덴월드컵 당시 기록인 경기당 3.6골 이후 56년 만에 평균 3점대 이상의 득점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경기당 2.3골이 나왔다. 4년 전인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는 2.27골에 불과했다.
 
◇한국-러시아전서 나온 브라주카의 위력
 
◇'제2의 야신'으로 불린 러시아의 이고르 아킨페프 골키퍼가 지난 18일(한국시간) 대한민국 대표팀과 경기에서 이근호의 슈팅을 놓쳐 실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국내 팬들이 직접 브라주카의 위력을 피부로 느낀 경기는 지난 18일 대한민국 대표팀과 러시아의 경기다.
 
이날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정성룡(수원삼성)은 자신에게 날아오는 대부분 슈팅을 쳐내는 데 주력했다. 골키퍼가 공을 쳐 내는 '펀칭'은 상대방에게 공격권을 주더라도 우선은 실점하지 않겠다는 차선책이다.
 
정성룡은 경기 내내 공을 자신의 앞으로 떨어트려 놓은 뒤 잡으려 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아예 멀찌감치 쳐내는 데 목적을 뒀다. 공을 잡아 공격권을 잡아오면 좋겠지만 애초 슛을 막아내겠다는 일차적인 목표에만 집중한 셈이다. 골문 안으로 날아오는 10개의 유효슈팅 중 9개를 막아냈다.
 
반면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프(CSKA모스크바)는 자신의 몸 앞으로 공을 떨군 뒤 잡으려는 플레이를 자주 보였다. 공을 막아내는 것에 더해 확실히 공격권을 가져가겠다는 2차적인 목표까지 갖고 플레이했다.
 
하지만 두 수문장의 맞대결은 정성룡의 승리로 끝났다. 아킨페프는 후반 23분 이근호의 중거리 슛을 떨어트려 잡으려다 뒤로 흘리고 말았다. 한국과 러시아는 1-1로 비겼지만 아킨페프는 '기름 손'이라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그는 경기 전 "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야신의 후예"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 같은 칭찬이 무색할 정도로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브라주카는 슈팅시 발등에 정확히 맞춘다면 정확하고 빠르게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초 브라주카를 처음 접한 정성룡은 당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브라주카는 킥이 정확한 공격수에게 이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주카, 역대 공인구 중 공기저항 가장 적어
 
◇국제축구연맹(FIFA)의 2014 브라질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사진=로이터통신)
 
브라주카는 공이 떨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4년 전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보다 14g 정도 무거워졌다. 자블라니는 불과 8개 가죽 조각으로 이뤄져 '혁명적'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나 브라주카는 이보다 2개 적은 6개 가죽 조각으로 이어졌다. 가장 원에 가까운 형태로 탄생했다.
 
특히 브라질월드컵에서 쓰는 정식 경기용 브라주카는 표면에 농구공 같은 돌기가 있어 가장 적은 공기 저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브라주카를 세상에 공개한 아디다스 측은 "2년 반 동안 10여 개 나라 30개 팀의 선수 600여 명을 대상으로 날씨와 고도, 습도 등을 고려했다"면서 "역사상 가장 많은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공"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매번 공인구와 평균 득점에 대한 분석이 이어진 가운데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브라주카는 그 위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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