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사물인터넷)①'비콘'의 활약상
20대 여성에게 화장품, 40대 남성에겐 건강제품 할인쿠폰
2014-06-17 17:24:25 2014-06-17 19:22:50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인터넷을 통해 연결된 가전제품들이 소통하고, 주차장에 주차된 차가 주인의 위치를 인식해 주인이 다가오면 냉난방을 미리 가동하는 시대, 만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세상이 오고 있다. 처음에는 먼 미래의 모습처럼 낯설고 어색했지만 이제 사물인터넷은 우리 생활에 성큼 들어와 있다. 사물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도구지만 한편으로는 개인정보유출, 스팸 등 외부 불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의 두 얼굴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1 오랜만에 백화점 쇼핑에 나선 30대 주부 행복해씨. 신촌에 있는 A백화점 정문 앞에 도착하자 '지잉~' 소리와 함께 스마트폰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A백화점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현재 세일중인 브랜드 정보가 담겨 있다. 행복해씨가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를 지나자 스마트폰이 다시 또 울린다. 이번에는 '연예인처럼 물광메이크업 잘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광고가 전달된다.
 
물광메이크업에 호기심이 생긴 행복해씨가 한 화장품 매장을 찾자 다시 스마트폰에 해당 브랜드 제품 할인쿠폰이 전달됐다. 매장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여주자 해당 제품을 설명해줬다.
 
행복해씨가 다른 브랜드 제품을 보려고 매장을 떠나자 이번에는 설문조사 메시지가 도착했다. 해당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과 직원의 설명이 친절했냐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설문조사였다.
 
◇비콘이 설치된 매장에 들어선 한 남성이 블루투스를 켜놓은 스마트폰을 통해 남성정장 할인 쿠폰을 다운받고 있다. 비콘은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특정 앱을 설치하면 위치를 인식해 자동으로 정보를 전달한다.(사진=곽보연기자)
 
스마트폰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매장홍보부터 상품소개, 할인쿠폰, 설문조사까지 제공할 수 있는 신개념 마케팅 기법이 IT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탄생했다.
 
퀸텟시스템즈가 지난 11일 언론에 정식으로 공개한 '인페이버(InFavor)'는 '비콘(beacon)'을 이용해 만들어진 마케팅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에 블루투스를 켜 놓고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놓으면 소비자의 위치와 거리에 따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물인터넷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비콘'은 블루투스를 기반으로 한다. 위치를 기반으로 블루투스를 통해 최대 70m의 범위 안에서 지상, 지하로 모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인데 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5가지 색상의 '어비콘'(어비팩토리), 조약돌 모양의 앙증맞은 '페블'(SK텔레콤), 퀸텟시스템즈가 채용한 '아이비콘'(애플).(사진제공=각사)
 
고객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에 핵심 역량을 지닌 퀸텟시스템즈는 비콘을 기반으로 하는 인페이버를 통해 기업체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인페이버에 가상의 비즈니스 공간을 생성하고 매장홍보, 상품소개, 쿠폰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제작한다. 소비자가 접근하는 거리에 따라 최대 70m, 짧게는 1cm 거리를 설정해 행복해씨처럼 백화점 정문에 들어선 순간부터 매장 앞에 서는 순간까지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박성용 퀸텟시스템즈 대표이사는 "자체적으로 앱을 만들 필요도, 큰 규모의 비용 부담도 없이 고객 마케팅과 응대 채널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소상공인들에게 큰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빠르고 효율적인 정보 취득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명동거리에 있는 모든 매장들이 인페이버를 사용한다면 사용자는 이 거리를 지나갈 때 블루투스를 꺼두게 될 수도 있다. 거리를 지나는 내내 원치않는 메시지들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스팸, 공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박성용 대표 역시 이같은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비콘을 활용하는 마케팅 메시지가 스팸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상인들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 거리에 따라 레벨을 정해야 하고, 소비자들도 옵션을 통해 원하는 정보만을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콘 가까이에 '인페이버'가 설치된 스마트폰을 대자 성별을 묻는 화면이 떴다. 선택하는 성별에 따라 적합한 상품 구매정보가 전달되는 기능이다.(사진=곽보연기자)
 
#2 주말 소풍준비를 위해 장보기에 나선 즐거워씨. 할인마트에 들어서자 스마트폰으로 '오늘의 이벤트상품' 쿠폰이 날아왔다. 생선코너, 과일코너, 생활용품코너 등 코너를 옮길 때마다 모바일 지갑 '시럽'이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제시해준다.
 
할인마트를 나와 근처의 커피숍으로 이동하자 시럽이 사용가능한 카드를 푸시로 화면에 띄워줬다. 조금 뒤에는 지난 생일날 친구에게 선물받은 모바일 상품권이 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메시지가 스마트폰에 도착했다.
 
SK플래닛이 최근 출시한 차세대 커머스 플랫폼 '시럽'에 대한 설명이다. '스마트 월렛'이나 'OK캐쉬백' 등 SK플래닛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커머스 앱을 이용해본 사용자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비콘의 활용범위가 넓어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보급 확산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10명 중 8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기술을 도입해도 사용자들의 거부감이 크지 않았던 것.
 
여기에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나 QR코드, 블루투스, LTE 등 무선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비콘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도 다양화될 수 있었다.
 
SK플래닛이 출시한 '시럽'도 퀸텟시스템즈가 제시한 '인페이버'와 비슷한 형태의 커머스 모델이다. SK플래닛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정작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 하는 새로운 소비자 행태에 따라 '온오프라인 커머스의 경계가 허물어졌다'고 분석했다.
 
◇SK플래닛은 지난 2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플랫폼 '시럽'을 출시했다.(사진제공=SK플래닛)
 
SK플래닛의 시럽 발표회에서도 개인정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쇼핑생활을 편리하게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누군가가 나를 계속해서 감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 같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의 성별부터 연령대, 거주지, 소비패턴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 침해와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가 없을 수 없다.
 
이에 대해 SK플래닛은 "사전에 사용자의 수신동의를 받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없고, 기술적인 방법으로 엄격한 보안통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최근 발견된 '하트 블리드'와 같은 신종 악성코드의 공격이 들어와도 기술팀에서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는 설명인데 그러나 한편으론 지금까지 발생했던 정보유출 사고만 보더라도 '믿고 따르라'는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갖는 것인지는 알수 없는 일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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